됩니다, 되니까 하세요.

글은 어떻게 삶이 되는가, 김종원, 서사원

by oh오마주


인생회복의 기로는 글쓰기였다.


2023년, 친구 따라 블로그를 다시 시작했다.


다시 시작한다고 하기에는 비밀 일기장처럼 쓰고 지웠던 곳, 잠시 잊고 지냈을 뿐이다. 첫 해는 일단 시작했고, 두 번째 해에는 조바심이 났다. 국어사전에도 없는 '진정성'이라는 단어에 목매었다. 눈에 보이는 결과가 없었다. 좌절과 함께 현실의 벽을 느끼고 포기하려던 그때, 네이버에서 '이달의 블로그'가 되었다. 익명의 누군가가 추천을 하고 네이버가 검토를 해서 뽑히는 거라고 했다. 영광이었다. 쌓이는 일들은 차곡차곡해나가면 된다는 걸 깨달았다. 마음은 늘 급하지만, 원하는 결과 끝까지 갈고닦겠다는 단단한 마음이 생겼다. 현재는 시공간제약에도 어떻게 하면 '꾸준히 글쓰기 훈련을 할 수 있을지' 늘 고민한다.


그래도 마음이 흔들릴 때, 마인드셋에 가장 좋은 방법은 김종원 작가님의 책을 꺼낸다. 많은 책들 중에서 '글은 어떻게 삶이 되는가(김종원)'가 단연 최고다. 장르가 아닌 장소, 즉 SNS에 글쓰기 공부 초창기에 이 책을 매일 쪼개어 읽었다. 한 달 이상을 하루에 두 챕터씩 꼼꼼하게 읽고 기록했다. 블로그 리뷰나 감정을 쓰는 방법, 태도 등에 대한 이야기가 옹골차게 집합되어 있다. 겹겹이, 매일 천천히 말리고 덧대는 작업을 해나갔다. 쓰고 기록하는 날들이 거듭될수록 단단한 디딤돌이 생겼다.


일상생활에서 정서적으로 기댄다고도 할 수 있다. 김종원 작가님의 '자녀 정서 교육, 부모 교육'과 관련된 책과 콘텐츠를 즐겨본다. 행동의 핵심으로 '말과 글'을 강조한다. 다작하는 작가로도 유명하다. 그러면서도 '내 글을 나누는 일, 나의 글이 여러분에게 닿으면 여러분의 글이다.'라는 말을 할 정도로 다정하다. 네이버 블로그, 유튜브 커뮤니티, 인스타그램 게시글로도 짤막하게 문장들만 읽어도 충만하다. 나는 네이버 블로그 알람을 해놓고, 시간마다 챙겨 먹는 영양제처럼 글이 올라오면 찾아가 읽는다. 여러 번 읽을 겨를도 없이 마음이 훅 들어오는 문단을 좋아요, 누른다. '정말로 좋아요' 말한다.


블로그와 브런치, 최종적으로는 글 쓰는 직업을 갖길 간절히 바라는 마음을 가지기 시작했다. 내겐 이 책은 땡볕에 다정한 나무 그늘이 되었다. 뜨거운 마음을 식히기도 하고, 숨쉬기도 했다. 이 책에 빽빽하게 붙은 플래그의 크기는 마음의 크기였을지 모른다. 가장 큰 플래그를 다시 쫓아 읽었다.


149쪽, "글쓰기는 열심히 살았던 과거 이야기를 '그대로' 쓰는 게 아니라, 다시 처음처럼 열심히 살아가며 글쓰기를 배워나가는 내일의 이야기를 '경험하며'쓰는 것이다." -중략- 누구든 글을 쓸 수 있다. 다만 쉽게 생각하거나 취미 정도로 생각하기 때문에 어려워지는 것이다. 내 글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며, 그렇기 때문에 더 정성을 담아야 한다고 생각하면 좀 더 쉽게 쓸 수 있다. 태도가 모든 것을 바꾼다는 사실을 기억하라.


대 작가들의 화려한 소설을 읽으면 서사와 구조에 크게 감탄하곤 한다. 구조와 서사보다는 감정표현에 조금 더 중점을 두는 나의 글과 비교하면 초라한 기분이 들 때도 있다. 육성으로, '나도 이런 글을 쓰고 싶다'라고 부러워했을 때, 누군가가 내게 말했다.


"그래, 너와 다른 결이기는 하지. 다만 그 작가가 유럽의 대성당 같은 글을 쓴다면, 넌 유럽의 아름다운 골목을 닮았어. 무엇이 더 좋다고 어떻게 말할 수 있을까? 너는 너만의 글로도 충분히 읽는 사람의 마음을 흔든다."


이 말을 듣는 순간, 한 문장을 떠올렸다.


43쪽, 조각가가 작품을 탄생시킬 원재료를 가지고 있듯, 누구나 자신의 운명을 바꿀 글쓰기의 소재를 가지고 있다. 다만, 그 귀한 소재를 원하는 모양으로 빚어내는 기술은 매일 공들여 배우고 계발해야 한다.


'유럽의 골목'과 같은 '나의 원재료와 기술'을 떠올렸다. 어떤 문장들은, 어떤 말들은 나를 입체적이고 능동적으로 변화시킨다. 단순히 납작하게 엎드린 취미가 아니라, 모양과 그림자, 향기도 만든다. 결국 나의 삶을 닮고, 나는 글을 닮아가고 있었다.


지금 생각해도 김종원 작가님 책, 특히 '글은 어떻게 삶이 되는가'를 쪼개어 읽기 잘했다. 특히, 열심히 글쓰기 전부터 읽고, 꾸준히 할 결심 하기를 잘했다고 생각한다. 예언과도 같았다. 이 책이 나를 세상에 공감하게 만들었고, 글쓰기를 위해 태어난 사람처럼 노력하게 만들었다. 살아가는 상황과 무관하게 나의 길을 응원해 줄 사람이 필요할 때, 이 책을 펼치면 다정한 목소리로 말해준다. "됩니다. 되니까 하세요!"


가장 낮은 곳에 있는 소리를 듣고 싶어진다.

자영업자 워킹맘 말고,

oh오마주는 무엇을 원하는지,

그림자도 모조리 떼고, 본체만 남겨놓고 물어보면 답한다.


같은 사람일 순 없겠지만,

닮은 사람이 되어,

나도 누군가에게 말해주고 싶다.


"됩니다. 되니까 하세요!"

라고 말하는 글을 쓰고 싶다.


가장 힘들기도 하지만, '해내고 싶다'라는 마음이야 말로, 버티는 가장 큰 힘은 아닐까 싶다.

거울 속 나에게 말해본다. "해낼 수 있습니다. 되니까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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