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간시집_상실의 시간_2. 박보검의 칸타빌레

굳이 고된 나를 택한 그대여

by oh오마주



박보검의 칸타빌레


손가락으로 망원경을 당겼다


며칠째 거울을 보지 않기

같은 영상 한참 돌려보기

와- 환호성에 합창하기


하나의 구절 때문이었다


그의 고은 피부로 흐르는 사랑노래에

녹아내린 마음이 우르르 쏟아졌다


그럴수록 선명해진 꿈과 현실처럼

몸과 마음이 분리된 채로

보는 것과 앉은 곳이

멀고 멀었다


손가락 끝이 희미하게 떨렸다


들끓는 불안은 뜨겁기만 해서

끌어안고 덮어도

쓰라린 열기를 뿜었다


아낌없이 날 위해 쓰라던 것들을

여기에-저기에-이곳에-저곳에

모양으로 미끼로 하는 유혹들

둔탁한 소리 내며

여기-저기-이곳-저곳

쉽사리 부서져 흐물거리는 형체의 파편들


흘러가버린 사랑보다

다가오는 이별이 더 겁나는 것은

오직 내가 약하기 때문일까

많이 배워 현명했다면 나았을까

두 손으로 눈을 눌러 켜진 망원경을 급히 껐다

잃어버린 우리 젊은 마음들을 접고 접어 날려 보냈다


뒤돌아 딱 한 줄만 잡아 당겼다


아니요, 제가 선택하지 않았습니다.








https://youtu.be/OfLnC5zrExg?si=D8nJ9pMlMqow-Cy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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