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는 개미와 모르는 애비에 대하여
모르는 개미를 보고 있었다
자기 몸만한 지푸라기를 이고 홀로 낭떠러지를 피해가고 있었다
가방을 바닥에 던지고 쪼그려 앉아 옳지, 외쳤더랬다
모르는 애비가 나를 보고 있었다
어느 굵은 젊은 여자가 길을 터줬건만
가던 길을 멈춰 해석하고 있었다
방금 지나간 몇몇 노인처럼
약봉지를 움켜쥐고 흔들고 있었다
반팔과 안이 비치는 여름 자켓
손가락에 빨간 알맹이가 박힌 반지
손목에 마흔은 넘은 샛노란 금붙이
어떤 소리를 전해 들은 것처럼
내려다보았다
“그냥 개미잖아요? 왜 봐요?“
대답하려 숨을 들이마시는데
애비는 등을 돌려 다시 걸었다
누구에게 물었을까
다섯살이었다면 호기심이었을 질문
나이가 편견거리였을까
질문만 던지고 갈길가는 사람에게
어른이냐 노인이냐 따지면서도
나 역시 늙을거라 손가락을 되려 돌려 가리켰다
나이가 부도덕한걸까 혹은 멸망일까
불순한 생각들을 머리에 인 개미가 되었다
모르는 애비가 내가 놓친 순정을 머리에 이고
약봉지를 귀하게 꼭 쥔 뒷모습이
스르륵 공기중에 녹아버렸다
타타타타
조카아들 타자기의 소리와
탁탁탁탁
도마에 칼질 소리와
다다다다
내 마음 뛰는 소리가
가끔 기억에 녹아버린 믿음처럼
한숨과 섞여버린 순정처럼
그냥이라는 단어가
반반으로 나눈 것들을 내려다보며
밝거나 어둡거나 이고 걷는
개미 그리고 개미
개미 혹은 개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