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간 시집_상실의 시간_ 19. 죽은 시인의 사회

오직 그러하다는 믿음으로

by oh오마주


해답 없이 오늘도, 오직 그러한.


죽은 시인의 사회


중간에 끊지 않으면 끝을 봐야기에

목마른 만큼 잠을 갈아 넣어 마신 날의 밤

새벽달 뜨면 잠들까

손끝에 닿는 밤바람의 찬기운

보호색 검은 후드로 아직 모두 잠든 안전함

바깥은 어두움


카르페디엠과 짐노페디 같은 어려운 단어들이

막걸리와 뒤섞여 혀끝의 생각들을 괴롭히다

교복 입은 듯 키팅 선장을 힘껏 불러보고파서

한밤중에 입을 금붕어처럼 뻐끔뻐끔


그러한 것들

그래야 하는 것들

지친 몸 그리고 마음


밥이 맛없을 뿐인데 사랑이 없는 듯해서

바람이 문을 세게 닫았을 뿐인데 화난 듯해서

세상도 나도 발광하는 동안

천재도 아니라며 한탄하며

수십 시간 현재를 바라보았다


뱅글뱅글 생각이 잠시 멈춘 곳은

교양이나 품격이 결여된 노동의 일상

쓰라리고 쓰라려 마구 두들기는 건

내 주먹에 내 머리에 내 발등이었다


그래서 내게 시는 무엇일까

사랑도 낭만도 삶의 목적도

설명치 못한 나의 부족한 시는

억울한 노동의 땀이 가득하기만 한데


허공에 유일존재하는 나를 향한 믿음

오직 그러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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