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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와우 Mar 15. 2022

고양이, 고양이

고양이와 친해지게 된 계기

2019년에 촬영한 고양이 두 마리

재작년 전까지만 해도 고양이 귀여운 줄은 알았지만, 한 번도 만져보지 못했다. 나에게 고양이는 굉장히 흥미로운 존재였지만 왠지 내가 조금만 다가가도 후다닥 도망가고 왠지 하악! 하며 털을 세울 것 같았다. 그래서 나는 고양이를 쳐다보고 싶으면서도, 민폐 끼치고 싶진 않아서, 호감이 바탕에 깔린 어색한 그 정도의 관계성을 유지하며 고양이를 멀리서 바라봤다. 그 어색함과 서툶을 아는 것인지 길고양이들은 나를 굳이 피하지도, 다가오지도 않았다.          


고양이라는 존재와 평생 이런 관계를 유지하며 살 것 같았던 나의 인생에서 고양이와 조금 친해지게 된 계기가 생겼다. 바로 친한 친구가 고양이가 있는 미술관에서 일을 하게 되면서부터였다. 내 친구는 미술관에 상주하는 얼굴 큰 수컷 고등어냥이와 친구가 되었고 친구들에게 자주 고양이 소식을 들려줬다. 자주 듣고 보게 되면 정이 드는 건 인간뿐만이 아니었다.    

 

구면이 된 고등어냥 애옹이와의 만남

얼굴도 모르고 만나보지도 못한 수컷 고등어냥이가 마냥 친근하게 느껴졌다. 그렇게 꽤 오랜 기간 소식을 건너 듣다가 친구네 미술관에 놀러 가서 실물을 영접했을 때는 마치 연예인 고양이를 만난 기분이었다! (그날 본 작품보다 고등어냥이가 마음속 깊이 들어와 버렸다.) 무뚝뚝한 표정과는 다르게 인간에게 친근하고, 자신을 뽐내는 것을 어려워하지 않는 고등어냥이었다. 그날따라 날은 화창했고, 초록빛의 잔디가 가득 깔린 마당을 총총 걷던 애옹이. 자기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온 걸 아는지 테이블 옆에 당당히 앉아서 열심히 그루밍을 했다. “어, 그래 네가 K의 친구로구나. 반가워. 그리고 나를 지켜봐도 돼. 뭐, 맛있는 거 주면 좋고” 이런 소리가 들려오는 듯했다.     


그렇게 나는 ‘오, 뭐야 나 고양이 생각보다 더 좋아하는 것 같아.’ 생각하며 고양이에 대한 짝사랑을 키워나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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