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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꺼지지 않는 노트북>
웅웅-
묵직한 전선 전기 삼키며
나의 손길을 아무 생각 없이 기다리는
노트북 하나.
우린 한 마디도 대화한 적 없지만
너에게 왜 내 말을 안 듣냐며
화를 낸 날들이
수두룩하다.
너는 결코 대답하지 않았건만.
다른 세상을 보여주는
너의 눈은 가끔 피곤했다.
때로는 온 몸을 지끈거리게 하지.
몰라선 안될 것들을
알아도 별로 좋을 거 없는 것들을
지치지 않고 보여주고 나서야
마지막으로 나의 허락이 있고 나서야
겨우 암흑으로 들어갈 줄 아는 너는
고독따윌 모른다.
우린 서로 피곤할 뿐이다.
나는 방전되고
너는 닫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