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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 건식이

태양과 놀고 싶은 건식이의 짧은 동화 스토리 라인

by O Ri 작가

(2002년 도에 그림 동화 스토리 라인으로 잡은 짧은 동화 이야기다.

대학 때 작품 숙제로도 제출 했던 스토리다.)



8살인 건식이는 건서병을 앓고 있습니다.

건서병은 참으로 알 수 없는 병입니다.

건식이는 태양을 싫어하지 않는데, 태양이 건식이를 싫어하니 말입니다.


건식이는 다른 아이들처럼 학교를 다닐 수도, 놀이터에 나가서 마음껏 뛰어 놀 수도 없습니다.

태양이 왜 건식이를 싫어하는지 건식이는 속상하기만 할 뿐입니다.


건식이의 얼굴에는 작은 반점 같은 것들이 묻어 있기도 합니다.

건식이의 얼굴은 예쁘게 생기지도 않았습니다.

엄마 아빠는 건서병을 앓고 있어서 그렇다고 말씀하십니다.


공부도 잘 하고 얼굴도 잘 생긴 형을 보면 건식이가 예쁘게 생기지 않은 것이 병을 앓고 있기 때문인 것 같다는 말이 맞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태양이 지는 저녁 무렵이나 밤에는 얼마든지 밖으로 뒤어 나갈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시간에는 놀이터에 친구들이 남아 있질 않습니다.

 모두들 집에 들어가고 없기 때문입니다.


건식이는 심술이 납니다. 왜 하필 건식이만 건서병이란 희귀병에 걸린 것인지,

너무나도 심술이 나서 태양에게 큰 소리로 야단을 쳐 보기도 합니다.

"나는 너를 싫어하지 않는데 왜 너는 나를 싫어하니.”라고.


건식이는 너무 심술이 나서 과학자인 막내 이모를 졸라 보기 시작합니다.

마음껏 밖에 나가 뛰어 놀 수 있도록 해 달라고.

태양의 뜨거운 빛의 심술로부터 몸을 지킬 수 있는 갑옷이라도 만들어 달라고.


두 달 뒤에 있을 결혼식을 앞두고 건식이의 집에서 함께 살고 있는 막내 이모는

그런 건식이에게 “알았다고.” 대답합니다.

그러나 건식이는 “또 거짓말하는 거 아니지? 벌써 언제부터 약속 지킨다고 맹세 해 놓고선.”라며 이모에게 매달려 눈물을 흘립니다.

그런 건식이를 바라보는 엄마의 마음은 너무도 아프기만 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건식이의 이모가 건식이에게 커다란 선물을 가지고 들어 왔습니다.

건식이는 그 어떤 선물도 기쁘지 않았지만, 가족들이 궁금하다며 빨리 뜯어보라고 하는 통에

시큰둥한 표정으로 막내 이모가 준 선물을 풀었습니다. 그런데,


그런데 막내 이모가 준 선물은 다름이 아닌 우주복처럼 생긴 옷이었습니다.

건식이는 영문을 몰라 이모를 쳐다보았습니다. 

“이모가 약속 지킨다고 했지. 이제 건식이도 마음껏 밖에 나갈 수 있을 거야.”

막내 이모가 건식이를 쳐다 보며 웃고 있었습니다. 

건식이는 큰 소리로 “정말?”이라고 몇 번을 확인한 뒤 우주복처럼 생긴 옷을 꼭 껴안았습니다.


그리고 그 날 밤 건식이는 그 우주복처럼 생긴 옷을 꼭 껴안고 자면서 꿈을 꾸웠습니다.

태양이 건식이를 향해 웃어주는 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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