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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돌아온 오리 Oct 12. 2024

물이 차오른다

걷고 싶었던 내가 헤엄쳐 나아가고 있다




걷고 싶었다     


걷고 싶어서 한 발 한 발

내딛는다     


발바닥이 까슬까슬한 바닥

위로 내딛어질 때마다

찰랑찰랑 물이

차 오른다     

발바닥부터 발가락까지

간지르며 찰랑찰랑

차 오르는 물의

간지름이 구석에 쪼그리고

구겨져 있던

그늘을 적시고

건조하게 메말라 있던

피부를 적시고

빳빳하게 구김져 있던

옷을 적신다     

찰랑찰랑 차오르는 물이

나를 감싼다, 그 차오르는 물이

나의 두 팔을 날개처럼 둥둥

떠오르게 한다

그 차오르는 물이

나의 몸을 헤엄쳐

나아가게 한다     


나에게

물이 차오른다     


걷고 싶었던 내가

헤엄쳐 나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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