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이 차오른다
걷고 싶었던 내가
헤엄쳐 나아가고 있다
걷고 싶었다
걷고 싶어서 한 발 한 발
내딛는다
발바닥이 까슬까슬한 바닥
위로 내딛어질 때마다
찰랑찰랑 물이
차 오른다
발바닥부터 발가락까지
간지르며 찰랑찰랑
차 오르는 물의
간지름이 구석에 쪼그리고
구겨져 있던
그늘을 적시고
건조하게 메말라 있던
피부를 적시고
빳빳하게 구김져 있던
옷을 적신다
찰랑찰랑 차오르는 물이
나를 감싼다, 그 차오르는 물이
나의 두 팔을 날개처럼 둥둥
떠오르게 한다
그 차오르는 물이
나의 몸을 헤엄쳐
나아가게 한다
나에게
물이 차오른다
걷고 싶었던 내가
헤엄쳐 나아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