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 2025.12/7 라디오에세이

O작가의 라디오에세이 두 번째 이야기!

by OH 작가





첫 눈이 내린 한 주였는데

여러분, 올해의 첫 눈을 어떻게 맞으셨나요?

첫 눈 내리는 거 보며 어떠셨어요?


음, 저는 저녁 7시에 집 앞에 나갔다가 휘날리는 눈을 그대로 다 맞았는데,

자꾸 옷깃을 여미게 되더라고요.

바람이 얼마나 차가운지 길이 온통 금세 얼어 있어서 조심조심 걷게 되고요.


인스타랑 SNS에 첫 눈 내리는 많은 사진과 영상, 상황 글들이 꽤올라오기도 했죠.

이렇게까지 내릴 일이야? 부터, 겨울답다, 진짜 첫 눈이 펑펑 내리네,

퇴근시간에 도로가 얼어 몇 시간 동안 차 안에 갇혀 있습니다.,

고속도로에서 버스가 내리막길을 내려가지 못해 버스에서 내려 고속도로를 걸어서 내려 왔습니다,

등등




어릴 때는 하늘에서 흰 눈이 펑펑 내리면 강아지처럼 그렇게 좋아했던 거 같아요.

길 위에 눈이 안 쌓이면 괜히 서운했죠.

길 위에 흰 눈이 펑펑, 소복이 쌓여야 눈사람도 만들고,

친구들과 눈싸움도 할 수 있었으니까요.


그런데 어른이 되니까 꽁꽁 얼어붙은 길거리가 걱정부터 되기 시작하네요.

혹시라도 발을 잘못 디뎌 미끄러져 넘어질까봐

걸음도 천천히 걷게 되고.

도로에 차가 막히고, 차 사고가 많을까봐 조심조심 하게 되고요.

집 안의 수도가 동파돼 물이 안나와 생활에 불편할까봐

살펴보게 되고요.

어른이 되면 걱정이 많아지는 걸까요?


공중에서 하얗게 날리며 길거리에 쌓이는 흰 눈을 보며

그저 친구들과 눈싸움할 생각에 장갑 챙기는 아들을 보니,

내가 이제 어린이는 아니구나 싶긴 하죠.


한편으로는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어린 아들과 장갑 끼고 눈싸움도 하고 눈사람도 만들고 싶어지기도 해요.

어릴 때 그랬듯 마냥 해맑게 웃으면서.

왜 우리 가끔 그런 질문도 하잖아요? 어린 시절로 다시 돌아가면 뭘 하고 싶냐고,

20대로 다시 돌아갈 수 있다면 뭘 하고 싶냐고?

다시는 그 시절로 돌아갈 수 없는 걸 알지만,

다시는 되돌아갈 수 없는 시간들인 걸 알지만,

가끔 내 마음만이라도 그 시절의 그 마음을 그대로 느껴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팍팍한 세상살이가 잠시 즐겁지 않을까요?


다시 되찾을 수 없는 동심을, 그 마음과 시간을 그리워하기보다

그냥 지금을 지금 답게 즐기는 것도 나쁘지 않을 거 같네요.


세상을 하얗게 만들어주는 첫 눈이 내린 한주 였어요.

춥고 길이 미끄럽긴 했지만

그 첫눈 덕분에,

지나간 동심과 감성을 그리워할 수 있던 한 주이기도 했고요.


내일부터 시작하는 여러분의 또 다른 한 주가 오늘이 너무 즐겁고 행복했기에

지나간 시간을 그리워하지 않아도 되는

최고의 한 주가 되시길 바랄게요.

여러분을 응원합니다.

오작가의 일요 라디오 에세이는 다음주 일요일에 다시 만날게요.





일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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