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회 대본

딸과 아들, 유일과 선일의 각자 살기 위한 눈치

by OH 작가



S# 1. 오피스텔 건물.

아침이 밝았다. 오피스텔 건물 전경.



S# 2. 오피스텔 안.

부지런히 아침밥 차리고 있는 유일.

하중의 아침밥은 소고기구이, 딸기, 오메가 젤리 영양제, 야쿠르트, 미니 치즈 빵, 비타민D 액상 탄 물에 밥이다.

유일의 아침밥은 김치에 김에 밥이다.

유일은 하중의 아침밥을 덮개로 덮어 놓고, 혼자 앉아서 밥을 먹는다.



S# 3. 방안.

유일은 드레스룸으로 들어가 옷에 잠바까지 갈아입고 나온다. 조용히 하중에게 다가가 잠든 얼굴을 바라보고 이마에 슬며시 뽀뽀한다.

유일은 조심히 방을 나간다.



S# 4. 오피스텔 안.

유일은 신발을 챙겨 신고 조심히 대문을 닫고 나간다.



S# 5. 길거리.

오피스텔 건물이 뒤에 저만치 보이는 수도권 도시 번화가 길거리.

빠르게, 고개를 살짝 걸어가고 있는 유일.



S# 6. 매장 앞.

대형 가게 앞, 유일이 계단을 내려와 매장앞 사무실문 비밀번호를 누르고 들어간다.



S# 7. 사무실 안.

물품 창고 안 길게 구성돼 있는 사무실 겸 점장 책상과 긴휴식 테이블과 직원 사물함이 있는 곳.

유일은 사물함 앞으로 가 유니폼을 꺼내 옷 위에 걸쳐 입는다.

사물함 안에 잠바를 걸어 놓고 잠근다.

사무실을 나가는 유일.



S# 8. 매장 안.

매장으로 들어가면 큰 소리로 인사하는 유일


유일 : 안녕하세요.


부점장, 점장, 매장 직원들이 쳐다보며 웃는다.


점장 : 왔어요.


유일, 살짝 고개 숙여 인사를 하고 캐서대 앞 담당 매장으로 가 입고된 상품 박스들 확인한다. 박스들 뜯어 진열대에 진열한다.



S# 9. 매장 입구.

매장이 있는 건물, 건물 앞을 빠르게 지나다니는 사람들의 아침 풍경.

덕환이 건물 출입문 옆 벽에 숨듯 서서 매장 입구를 쳐다보고 있다.



S# 10. 인서트.

유일이 매장으로 내려가는 계단을 빠르게 내려가는 모습.



S# 11. 매장 입구.

덕환은 뒷짐을 지고 돌아서서 걷는다.


덕환 : (혼잣말) 새해 초장부터 왜 이리 추운 거야, 대체.


덕환은 괜스레 어깨를 살짝 움츠린다. 덕환의 얼굴이 살쩍 벌겋다.



S# 12. 작은 방.

벽으로 ㄴ자로 드레스룸 옷걸리 오픈 가구가 설치돼 있는 방 안. 한 쪽 벽 쪽으론 전신 거울과 이동형 TV가 놓여 있다. TV 볼륨이 아주 작은 소리로 틀어져 있다.

구석에 빈 소주병이 세 병이나 놓여 있고, 빈 소주잔과 과자 봉지나 나뒹군다. 선일이 부스스한 모습으로 바닥에 벌러던 누운 채 잠들어 있다. 이불도 배게도 없이.

문이 벌컥 열린다. 열린 방문 앞에 예린이 서 있다. 어이가 없다는 표정이다.

예린은 벌러덩 누워 잠들어 있는 선일 앞으로 발로 선일의 몸을 툭툭 친다.


예린 : 그만 일어나지?


선일은 뒤척이기만 하고 깨어나지 못한다. 예린은 화가 난 얼굴로 선일을 잠시 내려다보고 있다가 밖으로 나간다.

잠시 후, 손에 얼음이 가득 든 국그릇 같은 걸 손에 들고 들어와 얼음을 선일의 얼굴 위에 부어 버린다.

선일, 은근 아프고 차가워서 손으로 얼굴을 만지며 눈을 뜬다. 자기 머리 위애 서서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는 예린의 얼굴이 보인다.

선일, ‘끙’하며 상체를 일으키만 덜 깬 얼굴에 속이 쓰린지 한 손으로 배를 어루만진다.


선일 : (볼멘 소리) 그렇다고 얼굴에 얼음을 붓냐?


예린, 팔짱을 끼고 서서 기막힌 표정이다.


예린 : 어제 선중이 피아노 레슨비 내는 날이라고 얘기했어? 안 했어?


선일, 회피하고 싶다는 듯 몸을 일으켜 방을 나가려 한다. 예린, 선일의 팔을 붙잡아 세우려는데 선일, 슬쩍 피해서 나가 버린다. 예린, 부화가 치민다.



S# 14. 거실.

38평 정도 되는 아파트 거실.

선중과 선지가 소파에 앉아 TV를 보고 있다. 선중인 핸드폰을 들고 열심히 톡 중인 거 같다. 방에서 나오는 힐끔 쳐다보더니 냉찬 얼굴로 다시 핸드폰으로 두 눈을 고정한다.

선지는 선중과 작은 방문 앞에 나와 벽에 기대 서서 선일을 째려보듯 쳐다보며 서 있는 예린의 눈치를 보며

선지 : 아빠, 몇 시에 들어왔길래 그 방에서 잤어? 그 방에 이불도 없는데.


선중 : (쩌증난다는듯) 왜 맨날 술이야, 달라는 레슨비는 안 주고.


선일은 선지에게 애써 웃어 보이며 머리를 긁적이고, 냉차기 짝이 없는 선중을 힐끔 쳐다보고


선일 : (속엣말) 너무 한다, 딸.


선일은 작은 방으로 들어가 패딩 잠바를 챙겨 들고 나와 현관에서 신발을 챙겨 신는다.


예린 : (짜증 확) 또 어디가?


선일 : (볼멘 소리) 엄마한테.


괜스레 대문을 쾅 닫고 나가 버리는 선일.



S# 15. 동 건물.

늦은 아침이다. 아파트 동 건물 앞.

동 건물 입구에서 걸어 나오는 선일의 부스스한 모습.



S# 16. 선일의 차안.

운전석에 올라타 얼른 시동을 키고, 히타를 켜는 선일


선일 : 왜케 추워?


선일은 두 손바닥을 맞비비며 추운지 몸을 살짝 부르르 떤다. 잠바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 운전대 거치대에 꽂는다. 한 손으로 운전대를 잡아 보지만 선뜻 출발하지 못한다.



S# 17. 인서트

예린, 팔짱을 끼고 서서 기막힌 표정이다.


예린 : 어제 선중이 피아노 레슨비 내는 날이라고 얘기했어? 안 했어?



S# 18. 선일의 차 안.

자존심 상하는 얼굴이다.


선일 : 누가 주기 싫어 안 주냐? (생각해 보니 억울하다) 아니, 뭐, 그리고 내가 무슨 은행이야?


선일, 자기도 힘들고 억울하다.


선일 : 그렇다고 내가 여태 돈을 안 벌어다 줬냐고. 살다 보니 힘들어진 걸 나보고 어쩌라고.

선일은 손으로 운전대를 탁탁 쳐 가며 답답한 표정이다. 핸드폰 전화 목록에서 ‘엄마’ 목록을 누를까 말까 망설인다.


선일 : 아, 씨.


선일, 손가락으로 운전대를 탁탁 치며 생각하는 듯하다가 차를 출발시킨다.



S# 19. 아파트 단지.

아파트 단지 전경, 아파트 단지를 빠져나가는 선일의 차.



S# 20. 매장 안.

캐셔대에 서서 줄 선 고객들의 계산을 해 주고 있는, 바쁜 유일의 모습.

캐셔 모니터 하단에 있는 시간을 힐끔힐끔한다. 오후 1시 44분이다. 하고 있던 고객의 계산을 마친다.


유일 : 죄송합니다. 잠시만 기다려 주시겠어요?


유일은 바로 옆, 셀프 계산대 앞에 서 있는 부점장 옆으로 가 조용히


유일 : 점심 다녀오겠습니다.


부점장 : (시간을 확인하더니) 네, 다녀오세요.


유일 빠르게 매장을 빠져나간다.



S# 21. 매장 앞.

매장을 나온 유일, 사무실로 들어간다. 금새 유니폼을 벗고 롱패딩 잠바를 챙겨 입고 모자를 푹 눌러쓰고 나오는 유일.

빠르게 밖으로 나가는 유일.



S# 22. 길거리.

빠르게 걸으면서 통화하고 있는 유일.


유일 : 잘 지내시죠? (애써 소리내 웃음) 그냥 새해도 됐고 한 번 찾아뵈려고요.


애써 웃지만, 표정이 살짝 일그러졌다 펴진다.


유일 : (애교부리듯) 왜 그러세요? 제가 맛있는 커피 사갖고 갈게요. 아직 마끼아또 좋아하시죠? (일부러 크게 웃음) 당연히 기억하죠. 네. 그럼 이따 저녁에 뵐게요.


유일, 전화를 끊는다. 자존심 상하다. 기분이 썩 좋지는 않다.

하중에게 전화를 걸며, 신호음이 울린다.


유일 : (혼잣말) 여전하네. 꼰대 짓은.


하중이 전화 받는 소리,


하중 : (E) 엄마.


유일 : 어, 아들. 배고프지? 엄마 거의 다 왔어. 금방 밥 먹자.


오피스텔 건물 안으로 들어가는 유일.



S# 23. 거실.

소파에 앉아 TV를 보고 있는 인복, 음악 프로다. 노래를 조용히 따라 부르며 흥얼거리기도 한다.

TV 볼륨 소리가 조금 크다.

대문 여닫는 소리가 들리는데도 못 들었는지 TV만 본다.

거실로 들어오는 선일, 인복은 눈치 못 챈 듯 TV만 본다.

선일은 은근히 휙 둘러보며 인복 옆에 털썩 앉는다. 덕환은 안 보인다.


인복 : (흠칫, 옆을 보며) 깜짝이야? 왜?


선일 : 엄마는 (리모컨을 집어 들고 TV 볼륨을 줄인다) 아들이 부모 집 왔는데 왜는?


인복, 선일에게서 리모컨을 뺏는다. 볼륨을 다시 높이며


인복 : 아휴, 보고 있는데 왜?


선일 : 뭐 그리 크게 해 놓고 봐?


인복, 신경질 난다는 듯 TV를 끄고 선일을 쳐다보며


인복 : 너 요즘 왜 이리 자주와?


선일, 뻘쭘, 딴청.


신일 : 아버지는 어디 가셨어?


선일, 괜히 일어나서 부엌으로 가 냉장고를 열고 들여다본다.


인복 : 밥도 안 먹고 다니냐? 냉장고는 왜?


선일, 한손으로 배를 쓰다듬으며.


선일 : 아니 그냥, 좀 허전해서. 밥은 먹었지.


선일,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난다. 인복, 혀를 쯧쯧 찬다. 귀찮지만 어쩔 수 없다는 듯 일어나 냉장고 앞으로 가 선일을 살짝 밀친다.


인복 : 나와.


인복은 냉동고에 얼려 놓은 국이랑 냉장고에서 반찬거리 꺼내 싱크대로 간다. 인복을 쳐다보는 선일, 왠지 미안하다.

잠시 후, 식탁에 마주 앉은 선일과 인복.

선일은 인복이 차려준 국과 반찬을 밥과 맛있게 먹는다.


선일 : 역시, 엄마가 끓여주는 국이랑 이 잡채랑 갈비찜. 최고야 최고.


인복, 왠지 선일이 한심스러워 보인다.


인복 : 너는 왜 밥도 못 얻어먹고 다니냐? 나는 그래도 네 아버지 꼴보기 싫어도, 싸워도 밥 안 차려준 적은 없는데.


선일, 그냥 못 들은 척 열심히 먹는다.

대문 여닫는 소리가 들린다. 거실로 들어오는 덕환.

선일을 힐끔 보고, 방으로 들어가며


덕환 : 너는 왜 여기 와서 밥을 먹어. 네 와이프한테 차려 달래지. (인복 들으라는 듯 큰소리로) 만두나 몇 개 쪄줘.


인복은 방으로 들어가는 덕환을 보며 입을 삐쭉인다.


인복, 자리에서 일어나며 투덜


인복 : 하유, 밖으로 쏘다니면서 여태 밥도 안 먹고 들어와. 귀찮게.


인복은 냉동실에서 만두를 꺼내 싱크대로 가 찜기를 꺼낸다.


선일은 괜히 눈치를 살피며 밥을 열심히 먹는다.


선일 : (속엣말) 오늘은 얘기해 봐야는데, 아, 씨.



S# 24. 인서트

선중 : (쩌증난다는듯) 달라는 레슨비는 안 주고.


짜증스럽고 냉찬 선중의 얼굴.



S# 25. 거실.

선일, 미치겠다 진짜.

인복이 찜기 올려놓고 가스 불을 막 켜고 식탁 앞에 앉으려는데 초인종이 울린다.


인복 : 또 누구야? 올 사람도 없는데.


선일이 재빨리 일어난다. 그냥 앉으라는 손짓을 하며


선일 : 내가, 내가 볼게.


선일, 모니터를 본다. 유일이다.


선일 : 누난데?


문열림 버튼을 누른다. 대문 여닫는 소리가 들리고 작은 가방을 들고 하중과 들어오는 유일.

이때, 실내복으로 갈아입고 방에서 나오는 덕환.


하중 : 안녕하세요.


인사하는 하중,


덕환, 소파로 가 앉으며


하중 : 너넨 또 뭔 일이야?


유일, 눈짓으로 선일에게는 왠일이냐는 눈짓.

선일, 모른 척, 하중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선일 : 밥 먹었어?


하중, 고개를 젓는다. 선일, 하중의 어깨를 잡고 식탁 앞으로 데리고 가 자기 옆자리에 앉힌다.


선일 : 잘됐다. 삼촌이란 밥 먹자.


인복 : (예네들 봐라 하는 표정)


유일 : 서울에 좀 갔다 와야 해서, 하중이 좀 몇 시간만 부탁할게요.


선일 : (빨리 가라는 손짓) 걱정 말고 갔다 와.


인복, 선일의 머리통을 한 대 때린다.


인복 : 여기가 네 집이냐?


선일, 좀 아프다. 머리통을 매만지며


선일 : 아니, 뭐 남의 집이야? 내 부모 집인데?


인복, 어이가 없다.


덕환 : (괜히 큰 소리로) 만두는?


선일, 유일 보고 빨리 가라고 손짓한다. 유일, 선일에게 눈짓으로 하중이를 가리키며 잘 좀 보라는 듯 눈치 주고 나간다.



S# 26. 아파트 단지.

덕환과 인복이 사는 신축 대단지 아파트 전경.

저만치 동 건물에서 뛰어나오는 유일의 모습이 보인다.



S# 27. 전철역.

도착해 있는 전철 문이 열리고 사람들이 내리고 타기 시작한다.

계단을 오르는 사람들 틈으로 계단을 막 뛰어 내려와 겨우 전철에 오르는 유일.

전철 문이 닫히고 출발한다.



S# 28. 방송국 건물.

방송국 건물 전경. 방송국 건물 앞으로 걸어오는 유일,

한 손에 테이크아웃 커피 두 잔이 든 트레이를 들고 있다.

방송국 건물 앞에 멈뭐 서서 감회가 새로운 듯 건물을 올려다보는 유일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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