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하라의 온:살롱
진정한 배려의 의미는 무엇일까?
"남에게 대접을 받고자 하는 대로 너희도 남을 대접하라." 이 구절은 내가 정말 좋아하는 명언이다.
이 말을 처음 들었을 때, 나도 그렇게 살아야겠다고 마음먹었다.
내 가정환경 역시 나보다는 타인을 지나치게 배려해야 하는 분위기였기에 그렇게 사는 것이 당연하다고 여겼다.
어릴 적, 맛있는 빵과 맛없는 빵이 있을 때 "무조건 남에게는 가장 좋은 것을 주어라"라고 엄마는 말씀하셨다. 초등학교 저학년까지는 엄마 말에 큰 불만 없이 따랐다.
어느 날, 집 앞마당에서 친구들과 놀고 있을 때였다.
용달차에서 "딸기 사세요!" 하는 소리가 온 동네에 울려 퍼졌고, 아주머니들이 몰려들었다.
엄마도 딸기를 두 바구니 사서 집으로 돌아오셨다. 나는 신이 나서 딸기 하나를 집어 먹으며 말했다.
"우와! 딸기 엄청 맛있다. 엄마, 나 조금 있다가 먹을 거야! 남겨놔."
나는 엄마가 누군가에게 줄까 봐 다시 한번 강조했다.
"엄마! 딸기 남겨놔!"
열심히 놀다가 집으로 돌아와 냉장고 문을 열며 물었다.
"엄마, 딸기 어디 있어?"
"옆집에 가져다줬어."
"왜? 조금 있다가 먹겠다고 했잖아."
"맛있는 거니까 나눠 먹어야지. 할머니도 드시고, 옆집도 드렸어."
나는 당황스러웠다.
"나도 딸기 좋아하는데... 먹고 싶었는데..."
하지만 엄마는 "다음에 사주면 되잖아. 다른 사람 주는 건데 뭘 아까워해. 욕심부리지 마."라고 말했다.
그 말을 들을 때마다 나는 욕심이 많은 아이인가, 착하지 않은 아이인가 하는 죄책감이 들었다.
하지만 좋아하는 딸기를 못 먹는 마음은 여전히 속상했다.
어릴 적 나는 엄마에게 반항하지 않았다. 착한 척하며 엄마의 말을 잘 들어야 사랑받을 수 있다고 본능적으로 느꼈던 둘째 딸이었다. 돌이켜보면 '착한 아이 콤플렉스'가 가득했던 것 같다.
하지만 사춘기가 되면서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
'맛있는 건 내가 먼저 먹어야지. 왜 남을 먼저 챙겨야 하지?'
엄마의 배려는 지나쳤다. 나는 양가감정에 시달렸다. 죄책감과 짜증, 미안함과 화남.
그럼에도 엄마에게 강하게 말하지 못했다.
성인이 된 후에도 배려하고 싶지 않아도 되는 상황에서도 자동적으로 몸이 움직였다. 이런 행동들이 반복되다 보니, 나의 배려는 타인에게 당연한 것이 되어버렸다.
그걸 당연히 누리는 사람들에 대한 억울함과 화가 점점 커졌다. 그때는 내 감정이 무엇인지도 몰랐다.
나는 속이 좁은 사람이라고 스스로를 자책했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고, 홀로 두 아이를 데리고 타향살이를 하며 나를 돌아볼 시간이 많아졌다.
이제야 깨닫는다.
나의 지나친 배려는 무례한 사람들에게 오히려 그들의 이기심을 키워주는 자양분이 되었음을.
진정한 배려란 모두에게 평등하게 주는 것이 아니라, 타인을 존중할 줄 아는 사람에게 베풀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우리가 어른이 되며 갖춰야 할 가장 큰 덕목은 사람을 제대로 볼 줄 아는 안목이다.
타인의 배려를 당연하게 생각하는 사람과, 감사하게 받아들이는 사람을 구별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내가 상처를 덜 받고, 나를 지키는 방법이다.
어른이 된다는 것은 나이만 먹는 것이 아니다. 수많은 상처와 아픔을 현명하게 이겨내고, 삶의 지혜를 통해 사람을 볼 수 있는 눈을 가지는 것이다.
진짜 어른 되기는 쉽지 않은 것 같다.
오늘도 나는, 지혜를 향해 한 걸음 나아가본다.
오하라의 온:살롱'에서, 소박하지만 따뜻한 이야기들을 함께 나누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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