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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커피와 맥주와 레몬 Aug 20. 2022

모기의 약점

너와 나의 대결


얼마 전 라디오를 듣는데 모기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모기는 10m 떨어진 곳에서도 사람이 내뱉는 이산화탄소를 감지하고 찾아와 능숙한 간호사처럼 한 방에 혈관을 찾아 바늘침을 꽂는다고 했다.

이런 능력으로 덤비니 물리는 수 밖에!


하지만 난 어렸을 때부터 모기가 바보 같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아무 소리 내지 않고 날아오면, 더 많이 물릴 텐데 굳이 '윙-----'하고 예고장을 날리는 거다. 그 거슬리는 소리에 모기가 곁에 있음을 바로 캐치하고 불을 켠 후 모기채든 뭐든 옆에 있는 건 다 이용해서 모기를 강타한다. 피가 튀는 잔인한 결투.


사실 모기가 싫은 이유도 바로 이 소리 때문이다. 물렸을 땐 바로 약을 바르고 긁지 않으려고 하면 물린 부위가 붓지 않으니 참을만하다. 하지만 자려고 누웠는데 별안간 귓가에 '윙----'하면 소름이 끼친다.


난 모기와의 대결에서 이기는 경우가 꽤 많다. 귀가 엄청 밝아서 자다가도 '윙----'하면 소름이 돋아 바로 깬다. 심지어 잠결에도 얼굴 주변을 얼쩡거리는 '윙----' 소리를 듣고 얼굴을 찰싹 때렸더니 얼굴 위에 모기가 전사했다.


잔인하다. 소리가 거슬리다는 이유로 무의식적인 살생을 한다. '윙----' 소리만 없으면 덩치만 큰 인간이 작디작은 모기에게 무차별 공격을 당할 텐데 모기에겐 치명적인 약점이다.


오늘도 불을 다 끄고 전기 모기약을 믿어보며 침대에 누워볼 생각이다. 오늘은 '윙----' 하는 소리가 찾아오지 않길, 피 튀기는 전투가 없길 바래본다.


생존본능이 뛰어난 것인지 엄청나게 예민한 한 인간이 작은 모기의 기습공격에 대비하여 청력의 파워를 최대치로 높여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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