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나를 위하고 보호한다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닌 것을
이번 주는 내내 과도한 피로감에 시달렸다. 원래도 체력과 몸이 약해 만성피로가 있지만 유독 더 몸이 녹아내리는듯한 느낌이 드는 하루하루가 이어져갔다. 평소에는 사람들을 대할 때 그들이 나에게 무례하게 대하던 친절하게 대하던 최대한의 상대방을 위한 리액션을 하던 나였다. 늘 상대방중심의 생각이었다. 나에게 친절하게 대한다면 그것에 대해 답례해야하한다는 생각과 고마움을 표현해야 한다는 생각에 내가 부담스럽거나 혹은 그것이 불편할지라도 기쁜 척 고마운 척 표현을 하려고 하는 사람이다.
나에게 무례하게 대하는 사람을 대할 때도 마찬가지이다. 그 사람의 행동을 내내 끌어안고 ‘나에게 왜 그러는 걸까’ ‘내가 뭘 잘못한 걸까’ 하며 그 사람의 무례함의 이유를 찾아가며 답변을 해주려 애쓰는 나였다.
그런데 이번 주는 달랐다. 너무 피곤했으며 귀찮음과 번거로운 생각이 들었다. 하루하루 매일 나는 할 일이 정말 많은데 개인적인 일이나 회사업무나 등등 매일 해야 할 것들이 많아서 그것만으로도 피곤해죽겠는데 저들의 중요하지 않는 말과 행동들에 대해 일일이 반응해 주는 게 너무 번거롭고 귀찮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따지고 보면 저들의 말이나 행동이 내 생계의 영향을 주는 것도 아니고 내 목숨이 달린 것도 아닌데 왜 내가 저들에게 이렇게까지 친절을 베풀고 있나 하는 생각의 흐름까지 이르렀다. 저들은 그저 나의 기분을 건드리는 말과 행동을 아무렇지 않게 배설하고 끝일 텐데 내가 왜 저들의 마무리를 좋게 지어주려 하는 거지 싶은 거다.
오케이, 나는 지금 할 일이 너무 많아. 그리고 굉장히 피곤해. 나에게 중요하지 않은 저들의 배설들은 신경 쓰지 않아야겠어.라고 생각이 든 후로는 나에게 뭔 개소리를 짓 거려도 아무렇지 않게 무시하고 나를 무시하는듯한 행동을 해도 아무렇지 않게 나의 컨디션을 유지하며 대했다. 그랬더니 마음이 편해지는 것이다. 딱히 별일도 없고 말이다.
심리상담시간에 이 얘기를 했는데 상담사께선 나에게 나를 보호하기 위한 행동을 했다고 하셨다. 그래서 “저는 딱히 의도하고 행동한 건 아니라 인식하지 못했어요”라고 했는데 상담사께서 “마음속에서 계속 나에게 그렇게 말을 했고 그래서 그렇게 행동한 건 나를 위하고 보호한 행동이에요, 나를 보호하는 건 대단한 게 필요한 게 아니에요”라고 하셨다.
나는 나를 위해서 서서히 조금씩 보호막을 만들어가고 있다. 이제는 나를 아무렇게나 함부로 두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