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기대없던 하루가 특별한 하루가 되었다
여름이면 사람들은 여름휴가를 떠난다. 나도 머나먼곳으로 휴가를 떠나고 싶었지만 여건이 되지않아 서울에 있는 호텔을 휴가지로 정하였다. 2박3일 호캉스다. 호캉스를 해본적이 없기에 너무나도 설레였고, 호텔도 꽤나 비싼 호텔이였기에 더 기대가 되었다. 그렇게 서울의 중심에 있는 호텔에 도착했다.
호캉스 목적은 그저 호텔방에서 조용히 정말 말 그대로 아무것도 하지않고 쉬는것이였는데 크나큰 변수가 있었다. 이 호텔은 방음이 안좋았다. 그래서 다른 방에서 문을 여닫는 소리가 내가 묶고 있는 방문을 여닫는소리와 똑같이 들려서 누군가가 계속해서 내가 묶고있는 호텔방 문을 여는듯한 느낌에 불안함과 무서움이 계속 들었다. 그리고 복도에서 사람들이 지나다니며 대화하는 소리도 내가 마치 그들과 바로옆에서 함께 있는것처럼 생생하게 들렸다. 큰일났다. 나는 소리에 민감한편인데 이렇게 방이 아닌 복도에 있는듯한 느낌을 받을만큼의 소음이라면 나는 정말 큰일난것이다. 이방에서 이틀동안 조용히 쉴수도 없고 잠은 어떻게 잘수있을까 하는 두려움이 들었다. 체크인한지 2시간만에 더이상 호텡방에 머물수가 없어, 일단 나가보자 하고 첫날오후는 그렇게 호텔밖을 나갔다.
저녁시간이 다 되서 언제 저장했던건지도 모를 네이버지도맵에 저장되어 있던 이탈리안 식당으로 향했다. 화덕피자가 유명한곳이라고 적혀있었는데 며칠동안 화덕피자가 먹고싶었던 나는 잘됬다싶은 마음에 신난 마음으로 식당을 갔다. 괜히 신난 마음에 메뉴도 2개나 시켰다. 피자와 파스타, 그리고 화이트와인. 내 기준 아주 과하게 시킨양이였다. 나는 먹는양이 적은편이라 사실 피자하나로도 남길것을 분명히 알았지만 그냥 기분이 파스타도 시키고 싶은 날이였다. 그리고 피자와 함께 계속 같이 먹고싶었던 화이트 와인도 한잔 시켜 혼자 4인용 테이블에서 저녁을 먹는데 피자가 정말 너무 맛있는것이다. 와인도 기대했던 만큼 맛있어서 기분이 좋아지는 걸 느꼈다. 그 식당에서 혼자 먹는 사람은 나밖에 없었는데 정말 외로움같은건 전혀 느낄수가 없었고 너무 맛있고 즐겁고 자유로웠다.
그렇게 흡족한 식사를 마치고 나와 이번에도 오래전 저장해놓았던, 왜 저장했는지 이유도 기억 안나는 근처 카폐를 향해 걸어갔다. 도착해보니 골목에 있는 작고 귀여운 느낌의 카페였다. 들어가보니 손님들도 많지 않고 조용하고 그 공간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나 포함 여성들이여서인지 골목길 작고 조용한 카페여서인지 왠지모를 안정감이 느껴졌다. 내가 좋아하는 민트초코라떼가 있길래 하나 주문하고 호텔에 돌아가 마실 밀크티하나도 주문했다. 민트초코라떼는 정말 민트잎들이 잔뜩 들어가있어 신선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대부분은 시럽이나 가루를 타서 주는게 다이기때문이다. 그렇게 좋아하는 민트초코라떼를 마시며 가방에 챙겨간 다이어리를 써보았다. 처음으로 오늘 하루가 걱정없이 즐겁고 눈치볼일없이 자유로와 아직 남은 하루가 기대된다고 적었다. 그런 지금껏 살면서 생각을 살면서 한적이 있던가 기억이 나질않는다. 그렇게 기분좋게 음료를 다 마시고 미리 주문해놓은 밀크티를 챙긴 뒤 카페를 나와 호텔에 도착했다. 그리고 난 깨달았다. 식당에서 포장해온 맛있는 피자를 카페에 두고왔다는 것을.
아차 나란 사람, 손에 뭘 들고 다니면 시도때도없이 잃어버리는 그런 사람.. 아직 긴장감을 놓치면 안돼. 하루가 아직 끝나지않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