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여전히 자주 무너지고, 매번 일어나고 있습니다.

6. 무엇을 기다리시나요?

by 오비채

6. 무엇을 기다리시나요?




비가 오는 날이면 기상청에서 비예보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우산이 없는 사람들이 있다. 일기예보를 보지 못했거나 우산 챙기는 걸 잊는 사람들이겠지 아마도? 가끔 나도 그럴 때가 있는데 그럴 때면 나는 딱히 도움을 청할 사람이 없어 핸드폰을 꺼내 누구에게 연락을 해볼까 하는 고민도 할 겨를도 없이 그저 지하철역 앞에서 달리기를 할 준비를 하며 출구로 걸어간다.



그렇게 뜀박질을 할 마음의 준비를 하며 동네 지하철역 출구를 향해 도착하면 그곳엔 항상 사람들이 모여있다. 한두 명도 아니고 여러 명이 오도 가도 못한 채 출구 앞에서 비를 피해 서있는 모습을 늘 발견하곤 하는데 그때마다 나는 궁금증이 생긴다. 어떠한 궁금증이냐면 ‘그들은 무엇을 기다리는 것인가’가 나의 궁금증이다. 비가 곧 그치길 기다리는 것인지, 누군가가 우산을 들고 데리러 오는 것을 기다리는 것인지, 그저 빗속을 뛰어들어갈 마음의 준비를 위한 기다림인지 도대체 어떠한 기다림인지가 나는 무척이나 궁금한 것이다. 그리고 그들 중 우산을 가지고 있는 사람도 있다는 것이 나는 그 궁금증을 더 크게 만드는 요인 중 하나이다.



내가 왜 이리 그들이 무엇을 기다리는지 항상 궁금해하나 생각해 보았는데, 이유는 나는 기다릴 것이 없기 때문이다. 일단은 난 기다릴 사람이 없다. 우산을 들고 데리러 와줄 사람이 없는 1인 가구이고 그리고 비가 그치길 기다리기엔 나는 그럴만한 참을성과 에너지가 없다. 집이 역과 그다지 멀지 않기도 하고 차라리 비를 좀 맞더라도 집에 빨리 가고 싶은 마음이 더 크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기다릴 것도 없고 기다릴 이유도 없다. 그래서 항상 비가 오는 날이면 지하철역 출구에서 오도 가도 하지 못한 채 무언가를 기다리는 이들이 항상 궁금하다.



언젠가는 가끔씩 나도 기다려본 적이 있었다. 이들은 그래서 무엇을 기다려서 만나는 것일까 확인하고 싶은 마음에 말이다. 내 눈으로 확인하고 싶었다, 10분 정도 같이 기다려봤는데 내가 확인한 건 기다리다 결국 빗속으로 몸을 던져 뛰어가는 사람 말고는 우산을 들고 데리러 오는 사람은 보지 못하였다. 그 부분은 참 아쉬웠다. 그렇다고 그 장면을 포착하기 위해 더 오랜 시간을 기다리기엔 내 체력이 좋지 않아 더 길게 기다리진 못했다. 결국은 빗속에 몸을 던질 거라면 그냥 일찍이 던져서 빨리 집에 가면 좋은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데 왜 기다리다 가는 걸까? 기대감이나 혹시나 하는 마음 때문인 걸까? 가끔은 나도 모르게 그들을 붙잡고 ‘무엇을 기다리는 것인가요?’ 하고 물어보고 싶은 충동이 들 때가 있다. 그것이 사람인지 비가 곧 그칠 거란 기대감인지 아니면 혹 다른 무언가인지 어떤 사연인지 나는 너무 궁금하다. 아직 아무것도 기다려보지 못한 나는 계속 궁금해하기만 할 것 같다.




이전 05화나는 여전히 자주 무너지고, 매번 일어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