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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쓰는 고양이 윈디캣 Dec 02. 2020

일찍 일어나는 새가 변호사되나?

나의 하루는 4시 30분에 시작된다

#나의하루는4시30분에시작된다 #김유진 #읽는고양이

이 책의 내용은 #일찍일어나니좋더라 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작가의 미국 변호사 자격시험 합격 수기도 아니다. 그냥 일찍 일어나 보니 좋더라 이다. 책을 구매할 때부터 별다른 기대를 한 것도 아니고 딱 그 내용이 작가 개인적인 생각과 함께 풀어져 있다.


그렇다면 이 책을 왜 구매했는가? 책은 주변에 두는 것만으로 삶을 변화시킨다는 것을 믿기 때문이다. 근래 시간에 끌려다니는 생활을 정리하고자 구매한 책이다. 그리고 얼마간 유지될진 모르지만, 현재 새벽 6시 반에는 일어나고 있고, 독서와 아침 운동으로 하루를 시작하고 있다. 특히 독서를 할 틈을 전혀 찾지 못한 상황에 이 책이 알려준 새벽의 고요함은 정말 달콤한 유혹이다. 다시 이불 속으로 들어가고 싶은 유혹보다 글에 집중할 수 있다는 유혹이 더 크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것은 모든 사람에게 힘든 일이다. #난원래아침잠이많다 는 말은 남이 되어보지 못한 자신에게 씌워놓은 게으름의 보증이다. 당연히 아침에 일어나는 것은 모든 이들에게 힘들다. 그런데 그게 아침 언제인가는 고려사항이 아니라는 것이다. 수면이라는 것은 분명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 것이 아니다. 얼마나 양질의 수면 시간을 집중시킬 수 있느냐는 것이다. 근래 일찍 일어날 수 있었던 것은 이 책 덕분이기도 하지만 소파에 깔아둔 미니 전기장판 덕이다. 시원하게 자는 것을 좋아하는 나에게 새벽의 한기가 수면을 방해했었던 모양이다. 살짝만 온도를 높여주었더니 이내 일어나야 할 때 벌떡 일어날 수 있을 만큼 수면의 질이 상승되었다.


그렇다면 일어나서 무엇을 해야 하느냐? 많은 사람들이 운동을 떠올릴 것이다. 하지만 운동은 별로 추천하지 않는다. 새벽 운동은 상당히 고수의 레벨이다. 실패할 가능성이 너무 크다. 가장 추천하는 것은 멍때리기다. 새벽부터 일어나서 무슨 멍때리기냐라고 할 수 있겠지만 아무도 일어나지 않은 새벽에 홀로 일어나 주변의 고요함에 귀를 기울이며 멍때리다 보면 머릿속이 저절로 정리되는 기분이 들것이다. 오늘 할 일이 무엇인지 차분히 생각해볼 수 있고,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고민할 수 있다. 뜨듯한 차를 한잔 옆에 두고 가만히 멍하니 앉아 홀짝대다 보면 왜 그토록 많은 위인이 새벽을 찬양했는지 이해가 될 것이다.


그런 다음엔 시간의 밀도를 느끼게 된다. 새벽에 일어나 하루를 시작한 날은 이상하리만큼 하루가 길다. 특히 일어난 새벽부터 점심때까지가 거의 보통 하루를 보낸 느낌이 들것이다. 분명 시간은 모두에게 공평하게 흐르지 않는다. 어쩌면 단위 공간당 활동하는 뇌파에 따라 흐르는 양이 다를지도 모르겠다. 남들이 깨어있지 않는 새벽에 흐르는 시간의 밀도는 분명 오후의 활발한 세상의 밀도와는 다르다.


그렇다. 또 이러다 저녁 모임에서 술이라도 한잔 들이키면 다시 제자리로 돌아올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러다 뭔가 잘못되어가고 있다 느껴지면 다시 새벽을 찬양한 책을 옆에다 두고 읽으면 다시 잠시나마 아침형 인간으로 돌아갈 것이다. 책 혹은 글은 공간 내에 함께 있다는 그 자체로 사람에게 영향을 미친다. 설명하긴 힘들지만, 많이들 느끼기에 잊을만하면 눈에 띄는 이런 책들이 사람들에게 꾸준한 사랑을 받는 것이 아닐까?


내 옆에 놓인 글이 나를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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