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리와 꿈의 공통점
꼬꼬마들이 매미 찾아, 잠자리 찾아
잠자리채와 채집통을 가지고
다니는 모습, 흔한 여름 풍경이다
나도 그렇게 곤충들을 잡으러 동네방네를
다녔었는지라 아들에게 한두마리 잡아주기
시작했더니 이제 틈만나면 곤충을 잡아달라고하고
아들 스스로 잡기도 하는 수준이 되었다
잠자리와 관련되서 어릴 적 추억이지만
뇌리에 깊이 새겨진 좋은 기억이 있다
아빠랑 개천에 갔는데 날아 다니는 왕잠자리를
긴 잠자리 채로 휙 낚아채서 아빠가 잡아주셨다
아빠가 그렇게 멋있어 보일수 없었고, 지금은 사라진 방학숙제지만, 곤충채집 표본 가운데 왕잠자리를 배치시켜 당당하게 가져갔었더랬다
그 때봤던 오묘한 푸르고 초록빛을 띄었던 것까지 기억날만큼 생생한 추억이 되었다
나도 그 추억을 아들에게 선사하고 싶어서 일까?
사실 나의 호들갑스러운 곤충채집 경험 전수가 내 아들에게 곤충에 대한 관심을 계속 확장시키고 나도 동심으로 데려다주고 있다
재밋는건 어린 시절 그렇게 재빨르고 키가 닿지않아 잡을수 없었던 왕잠자리, 밀잠자리, 매미들이 어른이 되니 이전보다 휠씬 쉽게 잡힌다는 것이다
그리고 나뭇가지에 앉아 있지 않고 날라다니는 잠자리도 15번 시도하면 1번은 잡혔다
날라다니고 나뭇가지에 앉지않는 잠자리들은
비행솜씨가 뛰어났고, 방향 전환이 자유자제이고
콧대가 높은 애들인데, 휘두르는 잠자리채를 빗겨가는 잠자리들을 보며 내가 이루고싶어 허둥댔지만 결국 잡지 못했던 꿈들이 생각났다
잠자리처럼 꿈도 성숙해지면 더 잘 잡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
우선 날라다니는 잠자리를 잘 잡기 위해서는
1. 수십번의 헛손질, 시도를 해야한다
2. 인내심을 가지고 잠자리가 가까이오거나 사정권에 들 수있도록 눈을 바삐 움직여야한다
3.잠자리채는 길수록 좋지만 길이를 조절할수 있어야 상황에 맞춰 유리한 길이를 설정할수 있다
4.잠자리를 위협하듯이 휘두르다보면 잠자리가 당황해 내가 잡기 편하게 내 쪽으로 올 때가 있다. 그때를 노려야한다
5.잠자리가 갑자기 날아가는 방향을 바꿀 때 그때가 잡기 좋은 기회가 된다
6.지치지않고 계속 시도하면 잡힌다
아들한테 콧대높은 왕잠자리.밀잠자리,미국잠자리를 잡아주는 시도를 하며 느낀 것인데
이게 잠자리 뿐아니라 꿈을 잡을때도 크게다르지않을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꿈을 쟁취하기 위해서
1.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시도해야하고
2.언제 올지 모를 기회에 대비해야하고
3.큰 꿈 뿐아니라 작은 꿈 쟁취도 필요하고
4.얻어걸릴 때가 있고
5.2번과 유사
6.버티고 노력하면 이룰 가능성은 늘 남아있다
는 점이 다 들어 맞는 다고 생각했다
마지막으로 제일중요한것은
어디가든 준비가 되어있어야
잠자리든 꿈이든 잡을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사진처럼 산에가든 들에가든 바다에가든
늘 아들과 나는 잠자리채를 꼭 가져간다
작년까지는 이 정도로 잡으러 다니진않았지만
올해는 내직업 정체성이 흔들릴 정도로 잡으러
다니며 한편으론 재밋고, 한편으론 피곤하기도하고
곤충들에게 미안하기도 하다
무엇보다 가장 감사한건 이런 글을 적어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즐거운 기억이라는 거다
마지막으로 매미 단체컷과 저녁 방생컷으로
글을 마무리 하려한다
잠자리와 매미는 놓아줄지 언정 꿈은
놓아주지 마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