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5세 아들, 아빠 5년차 _ 아들따라 쌓여가는 아빠레벨

병원에서 너의심장소리를 들은 날

결혼 9개월 찾아온 소식

임신테스터기 두 줄의 의미를 확인하러

아내는 병원에 보내고, 출근해서 소식을 기다렸던

떨리던 순간, 잊을수 없을것 같던 그 순간이 아들과 쌓은 여러 기억 아래 저멀리 깔려 어렴풋이 떠오른다


모든 것이 처음이었던 순간이었고

경이로웠건만

이제는 아들과 부디끼는게 일상이 되어버렸다

아들과의 시간을 되돌아보니 고비가 아닌 순간이 없었고, 소중하지 않은 순간이 없는 것같다


태어나 처음 대면했던 날

생각보다 못생겨서 놀랐다

그리고 오른쪽  네번째 발가락도 꼬브라져있고,

기뻤지만 생각보다 아들의 첫인상이 이쁘지 않았던 기억이 난다


(왼쪽 아들, 오른쪽 나)


꼬브라진 발가락은 내 발가락이 었고

못생긴 것도  딱 나였다

첫 대면의 놀라움은 아마도 나의 과거와의

마주침 같은 충격이 아니었나 생각해본다


끊임없이 찾아오는 육아의 고민들

분유를 못 떼어 고민했던 시간

기저귀를 못 떼서 걱정했던 시간

새벽까지 잠을 안자 고생했던 시간

'아이 씨'라는 말을 연발해서 당황했던 시간

변기에 응아하기까지 애태웠던 시간

하루가 멀다하고 소소한 사고가 끊이지않던 유아시절


벗어날 수 없을 것 같았던 육아고민들은

 찰나의 순간이 되었고,

다른 고민의 순간들이 나와 아내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언젠가 내가 아들을 의지하고

내가 아들의 고민거리가 되는 순간을

맞게될지도 모르겠다


짜장으로 세수하고 짓는 짜장미소
육아의 새로운 국면 : 키우는 문제를 넘어 어떻게 함께 성장할 것인가

앞으로  맞을 고민의 순간들을

아들의 짜장 미소처럼 아무렇지 않게 맞는

담대함

중요하게 느껴지는 요즘이다


아들이 아내와 내 삶에 들어온 뒤

집의 인테리어 만큼이나 우리삶이 바뀌었다


이젠 아이가 성장해가며 나는 아빠로서 어떻게 커나갈지 고민해보게 된다

직장에 놀러온 아들
"너를 통해 타임머신을 탄 것처럼
내가 기억하지 못하는 나의 어린시절을 유추해보곤 하지만

너는 작은 내가 아니고, 또 다른 인격체"

라는 생각을 잊으면 안되겠다고 다짐하게된다


육아는 내 성장과정의 거울

육아의 과정은 그 자체의 기쁨도 크지만 내 부모의손길을 떠올리게 하는 과정이기도하다


감사하게 되는것은 내가 아들을 목욕씻기고,

잠자리 잡아주고 하는 모습내가 그냥 역할을 한게 아니라 내 아버지가 내게해준 것들이 녹아

나온 행동들이라는 점이다


아버지는 어릴때 아버지를 여의셔서

아버지가 아버지 노릇의 롤모델이 없었음에도

나에게 좋은 아버지 역할을 해주셨고

나에게 좋은 롤모델이 되어주신게 감사하다


우리아버지는 호들갑스럽지않았고

희노애락에 큰 감정변화에 휘둘리지않는

안정감있는 양육을 해주셨던 것으로 기억한다


하지만 나의 양육태도는 아버지와 다른 것 같다


외아들로 자랐고, 그게 좋았지만

내 아들이 형제가 없는건 아쉬워  아빠이기도 하지만 나이차이 엄청 많이 나는 형제가

되고 싶은 생각이 든다


그래서 함께 경험하고싶고, 장난도 많이 치고.

짓궂게 굴기도 한다


앞으로의

희.노,애.락이

어떤 모습으로 다가올지

모르겠지만


아들이 청년이 되고,

아빠도 청년아빠로 컸을 때,

나란히 서고, 마주  보기도 하고,

좋은 친구가 되어있길 바라고

그렇게 부자간 성장과정을 그려갈 수 있길

바래본다


아빠5년차회고

작가의 이전글 호스피스 완화의료에 대한 단상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