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구애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Helena Sep 26. 2015

우리네의 청춘은 말이에요

삼십 대 후반, 성공하신 분과 함께하는 저녁식사 자리였다. 

요즘의 이십 대를 평가하는 그 분의 말씀은 이러했다.

요즘 젊은 사람들은 소심 덩어리 같다고, 패기나 야망은 없거나 숨겨져 있다고, 어떻게 해서든 성공하려는 욕심이 없다고. 

조용히 젓가락질을 하던 나는 마음으로 외쳤다.

성공의 기준이 그 시대와 다른 것뿐이라고.

그 때의 성공은 오로지 돈과 명예였지만 지금은 자기 만족이 추가되어 있는 것뿐이라고.

그렇게 돈을 쫓아 성공한, 그 시절보다는 조금 여유로운 부모 밑에서 자라느라 그 시절의 어려움을 알지 못할 뿐이라고.

하다못해 나의 이십 대와 네 살 어린 동생의 이십 대조차 차이가 나는 법인데 십 몇 년의 차이가 나는 두 가지의 이십 대를 어떻게 비교할 수 있겠냐고.

당신의 이십 대를 생각해 보라고.

당신의 이십 대 역시 방황하는 청춘의 시기가 분명했을 것이라고.

단지 당신의 이십 대가 몇 가지의 갈래길 앞에서 방황하는 것이었다면 지금의 이십 대는 수십 가지가 넘는 갈래길 앞에서의 방황이기에 그때보다 단순할 수 없고, 더 복잡하고 치열한 것뿐이라고.

그 갈래길 앞에서 우리는 선택할 수 없다고.

정답 사회에 맞춰 당연히 가야만 하는 길로 가야 하는 건지, 아니면 점점 커져가는 마음의 소리를 따라가야 하는 건지, 헷갈리고 또 헷갈려서 가장 과도기의 시기에 서 있는 지금의 이십 대들을 아느냐고.

교육받은 거라곤 오로지 공부, 돈, 명예를 위해 고군분투 하여라 인데, 거기서 도대체 뭘 찾을 수 있겠냐고.

당신의 청춘에서 성공이 높은 곳으로 올라가는 거였다면 지금의 성공은 내가 좋아하는 곳으로 그저 가기 위함이라고.


매거진의 이전글 다 똑같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