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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구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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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lena Sep 28. 2015

당신을 향한 나의 마음은

내가 당신을 좋아하는 마음은 신발을 신는 것과 다르지 않았다. 너무 예뻐서 산 신발인데, 더럽혀질 까봐 신어보지도 못한 채 신발장에 고이 모셔둔다. 어떤 날에는 신고 싶은 그 마음을 참을 수가 없어 발이 아파도 꾹 참아 결국 신어내고 만다. 또 언떤 날에는 너무 신고 싶지만 발이 아팠던 느낌이 생생하게 떠올라 무서워져 신어보지도 못한다. 아무리 신고 또 신어도 절대 길들여지지 않는 그런 신발처럼 당신은 내게 그러했다.

내가 당신을 좋아하는 마음은 옷을 입는 것과 다르지 않았다. 너무 예뻐서 산 옷인데 언젠가 아주 행복한 날에 입고 싶어서 옷장에 고이 개어놓다가 어떤 날에는 너무 입고 싶어져서 몸을 구겨 넣어 보지만 살이 조금 올라 배에 힘을 줘야 한다. 또 입고 싶어지는 어떤 날, 살이 너무 쪄서 아무리 힘을 주어 배를 숨기려 해도 숨겨지지 않아 옷 매무새까지 틀어져버리고 만다. 그렇게 내 마음에도 살이 쪄 아무리 힘을 주어 당신을 숨기려고 해도 숨겨지지가 않았고, 결국 당신을 향한 내 마음은 뒤틀리고 뒤틀려 아주 이상한 모양이 되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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