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가 난 곳에 투박하게 굳은살이 올라와야 하는 게 마땅한데 자꾸만 나는 더 약해진다.
아물지도 않았는데 또 후벼 파니까,
새 살이 돋기도 전에 자꾸만 상처를 덧내니까 낫지를 않는다.
아무리 상처가 간지러워도 참았어야 했다.
긁으면 긁을수록 더 피가 나고 더디게 아물 거라는 걸 알면서도,
아물고 난 이후에도 계속 흉터로 남아 거슬리게 할 걸 알고 있었음에도,
나는 자꾸만 간지러워져서 참을 수가 없었다.
흉터로 남을 새도 없이 어느새 네가 휘두른 칼이 빚어낸 생채기로 인해 또 다시 상처가 올라온다.
나는 다시 간지러운 것을 참을 수 없어 벅벅 긁어댄다.
내가 나을 수 있는 틈을 줘야 했다.
나도, 너도, 내게 그 틈을 주었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