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한 장의 감성]
원작자 히가시노게이고가 극찬했다는 <가면산장살인사건> 연극을 보고 느낀 것은 “역시나”였습니다. 그만큼 무대에서 펼쳐지는 배우들 연기는 관람하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입니다. 저 또한 온몸을 부르르 떠는 느낌으로 집중한 듯 합니다. 연극을 관람하노라면 항상 그랬습니다. 영화관람은 단순히 재미 또는 흥미? 그리고 뮤지컬은 음악감상과 함께 때때로 졸음 뿐인 저의 문화DNA에서 연극은 가슴 저며오는 떨림으로 잠시나마 일상에서의 고됨을 잊게 합니다.
이번 연극에서는 중간중간 코믹요소를 적절히 배분한 점이 좋았습니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살인사건>이라는 문구에서 풍겨오는 느낌은 무거운 주제로 와닿지요. 그런 연극을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긴장하듯 관람하노라면, 마지막에 진이 빠지듯 지쳐버립니다. 물론 저의 경우죠. 가슴와닿는 연극이나, 관람객이 지쳐버린 연극은 이후 머리에서 떠나버립니다.
이를테면 어떤 행사를 개최하면, 상징성을 남겨야 하는데, 행사를 치르기에만 급급함으로 그쳐서는 안된다는 것과 같은 맥락입니다.
그렇게 연극을 집중하며 보다 중간에 웃픈 같은 좀더 가볍게 숨을 돌리는 요소를 배분하면 집중했던 긴장은 사르르 느슨해집니다. 긴장만을 다룬 무거운 연극은 자칫 지루함이라는 함정에 빠져버릴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 또한 저의 경우입니다.
그런면에서 이번 연극은 한국에서 여는 초연이지만, 대사의 꼬임도 더러 보였지만, 그러한 부분이 지루함을 잊게 했습니다. 다음 지방 순회에서 청주에도 기회가 온다면, 다시 한번 관람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