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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밝을명인 오기자 Dec 26. 2023

[기자수첩] 연일 강조하는 ‘꿀잼도시 청주’… ‘맞나’

오홍지 기자


최근 들어 청주시가 가을 축제를 맞아 ‘꿀잼도시’를 연일 강조하고 있다.


연일 ‘꿀잼’을 강조하니, 되려 ‘노잼’이 부각 되는 것은 필자만의 생각일까. 부디 그러길 바라지만, 어떤 근거에서 이런 단어가 계속 생산되는지 짚어본다.


지난해 6월 치러진 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청주시장에 당선된 이범석 시장은 ‘꿀잼도시 청주’공약을 제시했다.


이범석 시장이 제시한 꿀잼도시 조성 세부 내용을 살펴보면, ‘고유한 역사문화’ 그리고 ‘자연환경’ 등을 활용해 ‘다채로운 콘텐츠’를 특화하고, ‘글로벌 축제장’을 만들며, ‘체류·체험·치유형 환경’을 만드는 데 힘쓴다는 것이다.


1500년 청주 유·무형 자원을 활용한 청주만의 콘텐츠를 만들 것도 강조했다. 권역별 테마가 있는 관광클러스터를 조성하겠다고도 밝혔다. 분야별 예술인과 다양한 시민문화 활동에 맞춤형으로 지원하고, 생활 스포츠 활성화로 건강한 청주를 만들 것이라고도 했다.


무엇보다 다른 도시 수변 공간이 부럽지 않도록 ‘무심천’과 ‘미호천’에 ‘친수공간’을 만들 것이라는 약속에 큰 기대감을 가졌다.


그리고 당선 1년 5개월 동안 무엇이 달라졌나. 먼저, 친수공간을 만든다는 무심천은 지난 7월 침수 이후 떠내려간 표지판도 정비하지 않아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관리하지 않는 주변 수풀은 을시년스러운 모습이다.


특히, 미호천은 오송 침수 참사에 따른 연일 구설수로 시끄럽다. 남은 2년 7개월 임기 동안 약속한 친수공간 조성이 이뤄질지 의문이다.


‘고유한 역사문화’와 ‘자연환경’을 활용한 콘텐츠 역시 1년 5개월 지나는 동안 체감한 시민은 몇이나 될까. 최근 청주시가 배포한 자료에서 ‘도심 속 녹지와 어우러지는 시민 힐링 명소, 명품 황톳길 조성’을 ‘꿀잼’이라고 이야기 한다면, 한 사람의 시민으로서 조금은 실망스러운 면도 보인다.


분야별 예술인과 다양한 시민문화 활동에 맞춤형으로 지원한다는 것을 ‘꿀잼도시 청주’로 간주하는 부분에서도 의문이다. 그렇다면, 역대 청주시를 이끌었던 전 시장들은 모두 예술인을 지원하지 않았다는 말로 해석 가능한 여지를 준다.


분야별 예술인 지원은 적으나 크나 역대 계속해 지원해 왔다. 이를 갑자기 ‘꿀잼도시 청주’로 지양하는 것도 제시한 공약의 공백을 억지로 끼워 맞춘 것이란 생각이 앞선다.


생활 스포츠 활성화는 ‘옥화구곡에서 즐기는 카약, 패들보드’를 이야기하는 것일 테고, 그렇게 촘촘히 이것저것 따져보자니 한편으로는 ‘꿀잼도시 청주’로 묶기에 맞는 말일 수도 있다.


그러나 청주는 매년 가을이면 축제 시기다. 축제가 열린다고 해서 ‘꿀잼도시’ 탄생은 좀 섣부른 감도 있다는 생각이다. 억지스럽다는 생각이 앞선다. 확고하게 특색있고, 정착한 문화가 없기 때문인지 모른다. 그렇게 강조하던 인위적으로 열린 ‘꿀잼도시 축제’가 끝나면, 곧이어 조용한 ‘노잼도시’가 떠오르는 생각은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도 의문이다.


주말 또는 휴일에 청주를 벗어나 타 도시로 여행을 떠나는 마당에 어디가 ‘꿀잼도시 청주’인지 부디 필자만 간절히 느끼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청주를 사랑하는 필자가 계속 강조하던 청주의 문화원형을 살려 ‘다시 찾고 싶은 청주’, 1500년 청주 유·무형 자원을 어떻게 풀어가고, 발굴하고, 활용하고, 조성할지 계속해 질문을 던져본다.


더퍼블릭 / 오홍지 기자 dltmvks@naver.com

출처 : 더퍼블릭(https://www.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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