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한 장의 감성]
천방지축 동생같은 어린 녀석과 술을 마셨다. 평소에는 시끄럽고 재미있는 동생이었는데, 사실은 속이 깊고, 생각이 많은 녀석이었다. 이 녀석, 집에서 소주를 3병이나 마신단다. 그것도 여자 혼자 말이다. 자주 만나 수다를 떠는 우리는 둘다 시끄럽다. 누가 먼저 말을 더 하는지 내기하는 것처럼 쉴세 없이 떠든다. 그 와중에 우리는 작은 소주잔을 기억이 가물가물할때 까지 수십차례 부딪친다. 경쾌한 소리로 우는 소주잔의 맑고 청명한 소리. 안에든 투명한 액체는 목을 타고 흐른다. 그 액채는 지나온 자리에 흔적을 남긴다. 때문에 나는, 우리는 투명한 물줄기가 씁슬하다. 그것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흔적과도 같다. '만남 뒤 오는 이별'처럼 '미련'을 남긴다. 그래서 우리는 그 '미련' 때문에 늘 씁슬한 인상을 쓰며 삶을 살아간다. 그것을 게어내듯 또 다른 것으로 씻겨 버리는 우리. 잠시의 씁슬했던 기억은 마치 아무일 없던 것처럼 말이다. 동생의 그 말이 내 가슴을 옥죄어 온다. 그러면서 애써 아닌척 웃는 나다. 내 마음의 숨겨진 것을 관통한 동생의 말. "이 녀석 만만한 놈이 아니구나" 동생의 그 말이 그토록 신경이 쓰인다는 것은 내 몸이 본능적으로 받아들이다는 것이다. 하지만 내 이성은 가라앉지도 못하고 물위에 떠있는 가벼운 낙엽처럼 그것을 부여잡고 "아니야"라고 부정하듯 외친다. "이 녀석 보기와는 다르다" 동생은 사물에 관한 관찰, 아닌 듯 하지만 사실은 사람이 무섭고, 경계하는 것 같다. 무언가 안쓰럽고 츠근함이 든다. 활짝 웃는 것 같지만 슬픔을 가리려는 노력으로 보인다. 그러나 내가 숨겨왔던 나의 심연 속 까지 침범한 사실이 더욱 충격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