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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밝을명인 오기자 Mar 26. 2019

시장

[사진 한 장의 감성]


조용하다. 밤의 시장은 고요하고, 시간이 정지된 것 같다. 시장은 왠지 살아있는 사람같다. 사람이 사는 곳. 사람이 모인 곳. 사람이 와야 사는 곳. 사람처럼 밤에는 잠을 잔다. 멍하니 응시하니 골목 사이로 세차게 부는 바람과 나만이 고요한 이 시장에 남겨져 있다. 바람은 나를 신경쓰지 않는다. 반갑다며 맞이하는 건 나일 뿐. 그로인해 괴롭게 되는 것 또한 나 스스로다. 그저 나일 뿐이다. 우리는 서로에게 옷깃 같은 존재. 인연도, 뭣도 아니다. 그렇지만 나는 세차게나 매섭게 부는 바람으로 인해 새벽시장 골목길이 심심치가 않다. 그저 나는 스스로 구원하고 있다. 무엇으로의 구원이냐면 바람이 몰고온 추위로부터다. 그래도 나는 니가 좋다. 나를 정신차리게, 맑게 만드는 니가 싫지가 않다. 그러나 바람은 세상 모든이에게 공평을 택하지. 새벽시장은 그만큼 사색하기 좋은 거리중 하나다. 북적거리는 시장도 눈으로 보이는 시각적 차원에서 다양한 사색을 하게 만든다. 밤의 시장은 그와 반대의 매력을 가지고 있어 또 다른 사색을 하기에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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