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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hichloe Nov 24. 2023

주간브랜드: Aaron Flower Studio

감도높은 플라워 스튜디오 아론플라워



 꽃시장에 가본 사람들은 알 것이다. 엄청난 양의 생화가 내뿜는 진짜 꽃냄새를. 내가 꽃시장을 다니기 시작한것은 아론플라워에서 꽃을 접하고 나서이다. 처음 아론을 찾아간 것은 4년을 거슬러 2020년 봄으로 올라가는데, 우연한 인연으로 찾아간 아론은 플라워스튜디오이기도, 때로는 따스한 일상을 서로 주고받는 아지트가 되기도, 새벽에 홀로 남은 아늑한 작업실이 되기도 한다. 따스하고 포근한 아론 플라워스튜디오에 대한 이야기를 세번째 주간브랜드로 시작해본다.




STORY: 고객 한명 한명의 취향과 주문 취지에 맞게 꽃을 셀렉&디자인 하는 순도100% personal flower studio​​​




Foundation

  fresh한 계절의 꽃을 정성스레 다듬어  고객에게 제공한다.

Competitive

 흔히 길을 지나며 마음 내킬 때 몇 송이 사는 동네꽃집이 아닌, 꽃이 필요한 이유와 꽃이 놓일 상황의 T.P.O., 고객의 취향을 반영한 artwork을 만든다.

5 STRENGHTS

 Attitude      Space      Philosophy      Sensitivity      

 Experienc​​​e





​​

Attitude

 많은 사람들이 떠올리는 '꽃집'은 동네에 보이는, 꽃을 대량으로 사와 냉장고 안의 물통에 꽂아놓고 그때 그때 들어오는 손님이 선택하는 꽃을 몇 송이 골라 주는 곳일 것이다. 아론은 기존의 꽃집과는 전혀 다르다. '꽃집'보다 '스튜디오'라는 단어가 더 잘어울리는 공간이다. 경기고등학교 후문 바로 앞에 위치해 있는데, 생각보다 어르신이 많이 계신 동네라 가끔 '여기는 뭐하는 곳인고' 하며 궁금한 표정으로 지나가시는 분들을 볼 수 있다. 평소에는 커튼이 쳐 있거나, 대표님 한분만 작업 중이실 때가 많은데, 대표님과 친해진 후 아론 근처를 지날 일이 있을 땐 반가운 마음으로 문을 열며 인사한다. 꽃을 접하고 배우는 공간이 메인이긴 하지만 언제든 커피 한잔과 디저트가 있다면 아지트로 바뀌기도 하는 이곳은 따스한 공기가 감도는 아론 스튜디오다.






Space

 어떤 공간은 가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곳이 있다. 나에게 아론이 그렇다. 아론에 처음 갔을 때가  쌀쌀한 바람이 부는 2020년 4월 초였는데, 첫만남을 잊을 수 없다. 층고가 높은 덕에 맑고 쾌적한 공기가 나를 맞이했고, 산뜻하게 풍겨오는 생화향과 조용하게 흘러나오는 음악에 이곳은 서울이 아니라 삼성동 멜번이었다. 스튜디오 가운데에 커다란 우드테이블이 있는데 세련됐지만 편안한 느낌이다. 아론은 꽃가게(?)보다는 대표님 개인 작업실이기 때문에 픽업만 하러 오는 고객이라면 잠깐 스쳐지나갈테지만, 나는 클래스를 여러번 경험해서 매우 친근한 테이블이다. 그럼 꽃은 어디에 있을까? 꽃냉장고에 필요한 몇 가지 종류만 있다. 꽃 관련 사업을 하는 사람들은 본인이 꽃을 직접 재배하지 않는 한 고속터미널이나 양재에 위치한 꽃 도매시장에서 꽃을 사온다-물론 도매시장이지만 개인도 단 단위로 구매할 수 있다- 아론은 대량으로 꽃을 사입하지 않고 그때 그때 들어오는 주문과 고객 취향에 맞는 꽃을 바로 바로 구입하기 때문에 꽃이 늘 냉장고에 넘치게 있지 않다.







Philosophy

 아론은 고객으로부터 주문을 받으면, 그 고객이 꽃을 필요로 하는 이유와 때에 맞춰 고객의 의도를 가장 잘 표현할 작업물을 고민하고, 작업에 쓰일 꽃을 그날 그날 도매시장에서 사온다. 어떤 이유에서 꽃을 주문하는지, 어떤 색감의 꽃을 좋아하는지, 선물이라면 누구에게 선물할 것인지, 본인을 위한 꽃인지 등 완전하게 고객의 입장에서 만족할 수 있는 작품을 만든다. 주문하는 꽃 뿐아니라 클래스를 들을 때도, 어떤 종류/느낌의 작업물을 완성하고 싶은지에 따라 경험할 수 있는 꽃이 다르다. 작업물 하나하나가 고객의 느낌과 취향이 들어가 있기 때문에 아론에서 같은 작업물은 찾아볼 수 없다. 모든 작업물들이 쓰인 꽃의 종류는 물론, 컬러, 쉐입, 크기, 바이브가 다르다. 단 한사람을 위해 탄생한 작품이니 당연한 얘기다. 어쩌면, 보통의 사람들은 이미 만들어진 꽃다발을 고르는데에 익숙할지 모른다. 아론의 주문방식이 어렵고 생소할 수도 있다. 하지만, 아론의 작품을 한번 접하다보면 아름답고 자유분방한 꽃들의 세계에 푹 빠지게 될 것이다.







Sensitivity

 여러 꽃집의 작업물을 구경하다보면, 비슷하게 생긴 꽃다발만 소개해놓은 곳이 있는 반면, 아론은 고객취향에 대한 추상적인 내용을 꽃으로 실재화한다. 브랜딩을 익히면서도 가장 어렵다고 느끼는 부분이 conceptual 한 것을 물질화 하는것이다. 디자인으로든 물건으로든. 고객이 말로 설명하는 것을 눈에 보이는 꽃으로 표현하려면 꽃을 다루는 방법을 잘 아는 것은 기본이다. 다양한 크기와 특성을 가진 꽃을 한데 모았을 때 조화로우려면 각 꽃을 이해하는 것은 물론, 그것들을 어떻게 조합할지에 대한 감각이 있어야한다. 이 감각은 미술관에서, 소설에서, 패션에서 때로는 날씨에서 영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아론은 그 영감을 artwork로 너무나 잘 표현해내는 곳이다. 아론의 핸드타이드는 대체로 크기가 매우 큰 편인데-양손으로 들기에도 무거울 때가 많으니 말이다-양손가득 안았을 때 벅참으로 충만해지는 기분과 그 커다란 형태감에서 뿜어져나오는 우아함과 조화로움. 이것은 단순히 꽃만 많이 본다고 길러지는 감각이 아님을 느낄 수 있다.







Experience

 아론에는 내가 꽃을 주문할 수도 있지만, 직접 꽃을 만지고 작품을 만들 기회도 있다. 바로 원데이/정규/심화 클래스이다. 나는 원데이클래스로 아론을 처음 접했다. 2020년 초겨울, 옅은 핑크의 작약 사진을 보았는데 한눈에 반해 처음으로 꽃이 예쁘다는 생각을 한 순간이었다. 뒤이어 바로 아론의 존재를 알게 되어 고민없이 원데이클래스를 신청했다. 테이블 위에 놓여있는 오늘 쓸 꽃에 대한 설명을 듣고 conditioning 하는 것부터 클래스는 시작된다. 가장 처음 했던 작업은 vase arrangement였는데 쉬워보일 것 같았던 작업이 내가 원하는 위치에 꽃은 고정되지 않는 등 그렇게 어려울 수 없었다. 결과물을 보았을 때는 매우 신기한 점이 하나 있었다. 같이 갔던 동료들과 분명 같은 꽃을 사용했는데 결과물의 형태가 모두 다른 것이다. 어떤 이는 가지런하게, 나는 자유분방하게. 이처럼 같은 꽃을 쓰더라도 꽃을 만지는 사람에 따라 표현될 수 있는 방향이 다른 점이 신기하고 매력적이었다.






그 이후로도 나는 날이 추워지면 방문에 걸어둘 wreath를 만들러 가고, 핸드타이드도 만들러 가고, 남자친구(현재 남편)와는 어버이날에 양가 부모님께 드릴 센터피스를 만들러 갔다. 때로는 커피, 디저트와 함께 아지트에서 이야기만 나누고 오는데 대표님으로부터 멋진 핸드타이드를 선물 받은 적도 있다. 최근에는 센터피스, 핸드타이드, 리스부터 특별한 날을 위한 부케, 플라워디렉팅까지 작업의 범위를 점차 넓혀가고 있으니, 인스타그램 계정에 찾아가 작업물을 구경해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를 것이다. @aaronflower_






아론에서의 경험은 클래스가 끝이 아니다. 아론을 접하고, 나는 금요일밤 혹은 토요일아침 집에서 가까운 고속터미널 꽃시장을 자주 찾기 시작했다. 내가 거실에 놓고 싶은 꽃을 머릿속으로 미리 고민하고, 꽃시장을 한바퀴 돈 뒤, 내 머릿속의 상상을 가장 예쁘게 표현해줄 꽃을 골라 한아름 사서 집에 돌아오는 과정은, 늦은밤-혹은 이른아침 졸린 눈도 또렷이 뜨게 만들었다. 사람들이 많이 활동하지 않는 시간에 내 상상속 이상을 만들기 위해 꽃시장을 찾는 것이 정말이지 낭만스러웠다. 그렇게 셀 수 없이 꽃시장을 많이 찾고, 기분이 바뀔때마다 혹은 계절이 바뀔 때마다 내 방과 거실 속의 꽃들도 다른 형태를 띄어갔다.







꽃시장을 다니기 시작한 것의 정말 이로운 점은,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정성+애정 가득한 핸드타이드를 선물할 수 있다는 것. 생일은 물론, 크리스마스에는 나만의 귀여운 mini tree도 만들었다. (영감은 아론플라워에서-) 선물이다보니 포장에도 신경을 썼는데, 생화시장 한켠에 있는 부자재가게에서 크래프트지와 각종 리본끈도 구매했다. 주는 기쁨을 충분히 느끼게 해주는 작업이라 주는 나도, 받는 상대도 기쁜 꽃이라니! 꽃작업을 안할 이유가 없다. 홀리데이 시즌에 가면 트리 오너먼트와 장식들로 크리스마스를 미리 느낄 수 있는 것은 덤.






또 카페를 갈 때도 생화가 있는지를 유심히 보게 되었다. 생화를 관리하고 주기적으로 바꾼다는 건 그만큼 그곳에 대한 애정이 있는 주인만 할 수 있는 작업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주인이 사랑으로 관리하는 카페나 쇼룸, 파인다이닝을 가면 생화로 작업된 작품이 많이 있음을 볼 수 있다. 이처럼 언젠가 우연히 본 작약사진 하나가 내 인생에 불러온 영향이 크다. 공간에 다른 공기를 불러 들여올 수 있는 존재이며 꽃이라는 생물을 만지는 것만으로 마음의 평화가 오는 이 작업은 앞으로도 나와 함께할 것이다. 꽃을 만지는 기쁨을 알게 해준 아론플라워에 감사의 마음도 전한다.





KEYWORD

플라워스튜디오, 플라워클래스, 취미생활, 공간의 분위기를 가장 강력하고 효과적으로 바꾸는 것, 애정어린 선물, 나를 위한 detox 시간


CONCLUSION

꽃을 받고 행복하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어디에나 있는 천편일률적인 꽃다발이 아니라, 한명을 위한 에너지와 감각이 들어간 작품이라면 마다할 이유가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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