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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혼 Aug 19. 2020

<이른 나이에 이른 '기레기'>New challenge

4년 11개월 만의 퇴사 그리고 새로운 도전

강남 클럽 버닝썬 사건과 클럽 직원 야권 A의원 사위 마약공급책 의혹, 황하나 마약 의혹, 양현석 전 YG엔터테인먼트 대표의 성접대 의혹 등의 보도를 마무리하고 연예인병에 찌들었던 나를 고쳐 나가기 시작했다. 다시 바닥부터 시작하고 싶었던 것일까? 


<한국증권신문>이라는 아주 작은 언론사에 기자답지도 않은 행동들을 배웠던 모든 경험을 지우고 싶었다.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신분으로 프리랜서 생활을 다시 택해야 되는지 고민이 깊었다. 


사실 지난해 메이저라 불리는 언론사와 시사주간지 등의 5곳의 언론사에서 연락이 왔다. 한 곳은 내가 꼭 들어가고 싶어 했던 곳이기 때문에 스카웃 제의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다. 


하지만 난 '미필'이라는 암초가 걸려있어 현실적으로 이직이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5곳 중 2곳은 군대를 갔다 오면 받아주겠다고 약속했다. 전역을 하고 난 이후의 나이는 아마 29살일 거다. 대부분의 청년들이 한창 취업을 준비할 때다.

 

난 결국 스트레스를 이겨내지 못하고 나에게 약간의 자유(?)를 주고 싶어 퇴사를 선택했다.

퇴직금은 반올림해서 2000만 원 정도 됐다. 대학원 등록금을 내야 했기 때문에 1000만 원은 저축을 하고 나머지 금액으로 가지 못했던 유럽을 가고 싶었다. 

지난 2월 말 유럽행 비행기 티켓을 구매했고 두 달간은 약 1000만 원의 금액으로 자유를 만끽하고 싶었다. 그러나 올해 계획한 새로운 도전조차 나에게 허락되지 않았다. 


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면서 해외로 나가는 방법들에 브레이크가 걸렸다. 결국 국내 여행이라도 다녀와야 하나 라는 생각으로 방황하면서 앞으로의 진로와 꿈에 대해 깊게 고민했다. 


난 기자가 꿈이 아니었다. 물론 지금도 아니다. 세월호 참사로 인한 소중한 사람의 죽음과 눈앞에 보인 현실 등을 통해 정신(?)을 차리게 되고 당장 내가 무엇을 해야 할지를 알게 됐을 뿐이다. 그렇다고 해서 제대로 된 일들을 해내진 못했다. 그러나 남들과는 다른 경험을 하면서 폭풍 같은 20대 초중반을 보냈다. 


고소와 고발, 재판의 일상화 누가 나를 미행하나?라는 착각에 시달리는 정신적 고통에 이은 육체적 피로를 느끼며 나름 나약하지만은 않은 사람이 됐다.  


지금의 난 이제야 20대 같은 생각을 한다는 말을 듣는다. 기자가 아닌 다른 일과 생활을 하고 싶어 한다. 그 직업이 뭐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최소한 집단주의적 성격을 가진 테두리에 포함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새로운 공부를 하고 읽지 않던 책도 읽으며 해외 유학도 준비 중이다. 또 돈이 왕창 깨지겠지... 별 수 있나 해보고 싶은 것은 다 해보고 싶은 나인데. 우선 해외 유학은 군대를 다녀와서 가려한다. 머나먼 미래의 이야기지만 앞으로의 벌어질 30대의 이야기를 쓰기 위해 지금부터라도 펜에 잉크라도 넣어야 한다는 게 나의 판단이다.   

  

요즘 술만 먹으며 '가습기살균제 참사'에 대해 취재만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나름 일과 술 외에도 하고 있는 것들이 있다. 


취업이라는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꿈은 추상적이라고 말하는 일반적이고도 편향적일 수 있는 삶을 살긴 싫어서. 그런 인생은 나와 전혀 맞지 않다는 것만은 잘 알고 있어서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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