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

by 오제인리


현금에 대한 관대함이 서울과 그 외 도시를 가르는 기준이 아닐까. 손 세차를 하러 갔다가 현금이 없어 낭패를 봤다. 주인은 없고, 계좌이체를 바로 해드릴 테니 현금을 빌려달라는 내게 다른 손님들은 없다며 눈을 피했다. 나만 해도 카드 지갑만 들고 다닌 지 수년. 몇 백 원짜리 물을 살 때도 카드를 내민다. 현금이 사라진 이 시공간은 거의 대부분 편안한데, 사람들과 이야기 나눌 필요 없는 고립감도 함께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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