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 피곤한 하루 끝에
두 눈은 가만히 감겨오는데
두 발은 잔뜩 부어오른 채
내 한 몸이 어딘가로 떠올라
어디로 가고 있는 걸까
언제의 나를 보고 있나
도무지 오늘 같지 않은
그러나 오늘인 것만 같은
어느 날의 나,
그리고 당신
우리가 있어
마음은 어떤 시간을 건너
그 어딘가의 당신을 만나서
웃고 울고 사랑하고 그리워해
나는 내가 가장 사랑하는 나로
당신도 내가 가장 사랑하는 이로
나는 기어코
마음이 따르는 일을 해내던 그
순간
달칵
하고 감겼다 뜬 눈 사이로
먹다 남은 과자 부스러기
마시고 구겨버린 맥주 캔
깜빡거리는 주황빛 조명
멀고 가까운 거리 소음들
여기가 어디였더라
꼴깍
하고 넘겨낸 방울 사이로
도무지 낯설지 않은 기억
기이하게 닿은듯한 감각
어딘가 붙어있다는 생각
멀고 가까운 환상의 조각들
오늘이 언제였더라
그때의 당신과 나
다시 만날까 싶어
다시 만나고 싶어
애써 감아보는 눈
내내 잡아보던 끝자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