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먼 언젠가
그런 생각이 들 것 같아
참 어여쁘게도 빛났다
눈은 또렷했고
손은 가녀렸고
살결은 부드러웠으며
걸음은 가뿐했지
시린 새벽 틈새로 내린
한줄기 햇살처럼 말이야
아마 그때가 오면
한 발자국 떼게 되리라
아득한 그때에
떠올리게 될 것 같아
참 애쓰던 나날이었다
몸은 고되었고
맘은 상처 났고
눈물을 휘둘렀으며
하루는 길었지
봄볕을 아직 시기하는
추운 겨울밤처럼 말이야
아마 그때가 되면
툭 하고 웃음 짓게 되리라
마치 적당한 한 발자국
남은 그때에
가늘고 여린 날을 떠올리면
환희를 닮은 순간이여
사랑을 담은 인간이여
귓속에 담긴 심장 소리에
빛은 잔뜩 고여있더라
그리곤 한 발자국 또
한 발자국 떼게 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