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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제인리 Mar 13. 2023

달빛


아직 채 가시지 않은

찬 바람이 손 마디마디

몸 깊숙이 들어앉아

웅크린 차가움을 껴안고

이불속만 내 헤매는 밤


하고픈 말은 많은데

이 말이 맞나 싶어

바삐 뛰는 생각에도

고요함에 그저 목이 메는 날


똑똑

당신이 찾아왔지

운명처럼


어디에서 오셨나요

어떻게 찾아왔어요

언제부터 찾았어요

찾아줘서 고마워요


뚝뚝

눈물이 떨어졌지

행운처럼


그때서야 겨우 나는

비로소 목소리를 내

고요함의 유리성을 깨

그대는 우아한 목소리로

운명의 손을 따라잡고

내내 함께 걸었노라고


침묵의 밤에 고해

그대 발걸음은 내 길이기도

운명이 그려준 길이기도 해


웃기도 울기도 했지만

내디딘 걸음 하나하나

허투루 걷지 않았노라고

내내  나

너를 찾아 걸어왔노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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