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제인리 Feb 10. 2024

빛의 순간


세상 모든 빛이 온통 내 것인 것만 같은 때가 있다


동트는 오렌지 빛 해가

그 덕에 드넓어진 하늘이

그 밑에 일렁이는 바다가

그 틈에 스며오는 공기가


시간은 속절없이 흐르는데

순간은 숨 막히게 멈춰 서서는

숨도 시선도 앗아가는

어떤 삶 위의 조각 같은 때


내내 나를 삼켜버리던 두려움도

초대 하나 없이 찾아온 불안함도

형체 따위 없이 밀려든 고통도

무색하게 만드는 마법 같은 때


오직 너만을 위해 영영 존재해 온 그 순간

기꺼이 찬란한 빛을 머금다 내보내던 그 순간


예고 없이 기대 없이 찾아온 빛은 위로가 된다



매거진의 이전글 달빛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