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모든 빛이 온통 내 것인 것만 같은 때가 있다
동트는 오렌지 빛 해가
그 덕에 드넓어진 하늘이
그 밑에 일렁이는 바다가
그 틈에 스며오는 공기가
시간은 속절없이 흐르는데
순간은 숨 막히게 멈춰 서서는
숨도 시선도 앗아가는
어떤 삶 위의 조각 같은 때
내내 나를 삼켜버리던 두려움도
초대 하나 없이 찾아온 불안함도
형체 따위 없이 밀려든 고통도
무색하게 만드는 마법 같은 때
오직 너만을 위해 영영 존재해 온 그 순간
기꺼이 찬란한 빛을 머금다 내보내던 그 순간
예고 없이 기대 없이 찾아온 빛은 위로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