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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제인리 Feb 12. 2024

대답 없는 밤


깜빡깜빡


두 엄지는 화면 위를 서성거려

어떤 말을 전해야 할지 망설여

마음이 말보다 크면

벙어리가 되는 나는

서툴게 전한 내 말이

어쩌면 상처가 될까 봐


똑딱똑딱


별 얘기 아닌 우스개 말을 쓸까

진짜 맘을 구구절절 적어볼까

마음이 생각보다 크면

어른이 되는 나는

진심으로 전한 그 말이

도리어 변명이 될까 봐


그렇게 예쁘던 네 말을

환상으로 몰던 네 맘을

이렇게 초라한 내 말이

이토록 두려운 내 맘이


닿지 못한 내 답이

기어코 너에게 답이기를

이처럼 바라는 욕심 많은 밤

아마 가장 형편없는 밤,


또는 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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