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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제인리 Feb 16. 2024

닮은 사람


가만히 떠올렸지

가라앉은 내 속눈썹

그 위로 가만히 내려앉던 너

감히 눈부셔 마주 보지 못한 너


아 햇살 닮은 사람아

네가 듬뿍 묻은 빛이

내 눈썹을 찾을 때면

나는 그저 말을 잊고

맘을 도려내고 싶어

이런다고 잊혀질까


또렷이 떠올랐지

바람 불던 그 밤에

붉어진 내 볼을 지켜보던 너

괜히 두려워 마주 보지 못한 나


아 달빛 같은 사람아

너를 닮아 낮에 비친

눈썹 닮은 흰 달이 보이면

나는 어떤 시간을 타고

맘을 돌려내고 싶어

이런다고 흩어질까


어떤 빛은 매섭게 따뜻해서

어느 달은 찬란히 다정해서

눈 안으로 하얀 빛만 가득

그렇게 스며들던 너를 순간을

영원히 잊지도 보지도 못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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