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만히 떠올렸지
가라앉은 내 속눈썹
그 위로 가만히 내려앉던 너
감히 눈부셔 마주 보지 못한 너
아 햇살 닮은 사람아
네가 듬뿍 묻은 빛이
내 눈썹을 찾을 때면
나는 그저 말을 잊고
맘을 도려내고 싶어
이런다고 잊혀질까
또렷이 떠올랐지
바람 불던 그 밤에
붉어진 내 볼을 지켜보던 너
괜히 두려워 마주 보지 못한 나
아 달빛 같은 사람아
너를 닮아 낮에 비친
눈썹 닮은 흰 달이 보이면
나는 어떤 시간을 타고
맘을 돌려내고 싶어
이런다고 흩어질까
어떤 빛은 매섭게 따뜻해서
어느 달은 찬란히 다정해서
눈 안으로 하얀 빛만 가득
그렇게 스며들던 너를 순간을
영원히 잊지도 보지도 못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