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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인

by 오제인리


삶에서 실제로 목도한 악은 악한 얼굴을 드러내고 오지 않았다. 선한 이의 모습으로 나타나선 어깨 위에 우연히 앉은 먼지처럼, 누구에게나 금방 옮겨 묻을 것 같은 형상으로 다가왔다. 무방비로 먼지에 노출되는 세상을 살아가며 희망하는 것은 부디 악의 먼지를 알아챌 수 있는 지혜와, 악한 먼지는 과감히 털어낼 수 있는 용기를 잃지 않게 해 달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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