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좋더라
몰아둔 빨래를 돌리고
창으로 불어든 햇살
몽글한 솜사탕 구름 담아
내리쬐는 봄바람에
바삭하게 마르는 옷 가지
꾸벅 졸다가
지구 색을 닮은 원피스
가볍게 걸어낼 신발
바삭함과 싸울 선글라스
왠지 모를 설렘에
싱긋하게 내디딘 발걸음
생각 없이 손에 쥔
현금 팔천 원
줄 잔뜩 선 집 옆
설탕 가득한 찹쌀 도너츠
입가엔 설탕 잔뜩 묻혀가며
귀는 반짝하게 눈은 쫑긋하게
이름보다 더 예쁜 톡톡한 오디
신화 속에서나 나올 듯한 보리수
매혹적인 빨강색 오통통한 체리
하나만 먹을 수 있는 대추토마토
알알이 빛나는 포도주 빛 포도
생각 없이 들고 온
현금 팔천 원
겨우 훔쳐보는 삶
생기 있는 사람들 사이
눈가엔 질문 가득 묻혀서는
귀는 반짝하게 눈은 쫑긋하게
또 가야지
또 봐야지
시장은 넓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