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어진 어둠
빛이 쉬이 가신 날엔
마음이 갈 곳 없이 떠돈다
쓸쓸하든지 쌀쌀하든지
하나만 해주지
애꿎게 손만 비비는 너
고요한 공간
빛이 겨우 든 방엔
마음이 발아래로 고여든다
시시하든지 심심하든지
하나만 해주지
애꿎게 발만 구르는 너
우는 법을 잊은 사람아
네 눈물방울은
어디에 매달려서
떨어지지도 않고 이토록
마음을 애태우나
우는 법을 잊은 아가야
네 눈물방울은
어디에 고여서
흐르지도 않고 이토록
마음을 애태우나
이 아픔에도 끝은 있겠지
이 슬픔에도 뜻은 있겠지
이 시련에도 길은 있겠지
외며 웃는 가난한 마음에
어둠은 길다가
길어지다가 내내 이어지다가
어둠은 뿌옇다가
옅어지다가 내내 옅어지다가
빛이 쉬이 가신 차가운 날
싹둑 썰린 마음을
가만히 들여다보는 너
그 아픔에도 꿈은 있었지
그 슬픔에도 품은 있었지
그 시련에도 숨은 있었지
빛이 다시 든 어느 날
방울방울 눈물 맺힌 눈망울
가만히 드리울 너
방울방울 눈물 흘린 눈동자
가득히 데려올 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