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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제인리 Jun 17. 2024

그레구아르와 책방 할아버지

책이 사라진 삶을 사는 너에게,


책과는 영 먼 삶을 살던 그레구아르는 요양원 아르바이트 중 우연히 만난 할아버지 피키에씨로부터 낭독하는 법을 배운다. 요양원 입주자들에게 주기적으로 책을 읽어주고 피키에씨와 책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책 읽는 재미와 의미는 물론 삶의 방향을 깨닫는 그레구아르를 보며 네 삶에도 이런 순간들이 함께 하기를 바랐다.


책을 읽는 과정 속에서 글자 위에 네 인생을 더해보는 것. 단순히 글자를 읽어 내려가는 것에 그치지 않고 너만의 레퍼토리를 찾는 것. 그리하여 스스로를 이해하고 글자와 종이 너머 작가의 세상을 이해하는 것. 너의 영웅을 찾고 네가 원하는 삶의 방향을 깨닫는 것. 누구에게, 또 어디서 책을 읽는지에 따라 의미가 달라짐을 체험하는 것. 쉬이 잊힐 들은 것들과 조각처럼 기억할 본 것들을 넘어서서 완전히 네게 이해되도록 책을 경험하는 것.


종이 위에 빽빽이 들어찬 글자보다 역동적이고 흥미로운 자극들로 가득 찬 세상을 사는 네게 책이 꼭 필요하냐고 묻는다면 온전히 네 선택이라 답하겠다. 다만 이 책을 다 읽은 후 책에 관한 네 마음은 어떤지 묻고 싶다. 뇌리에 깊이 박힌 구절이 있었는지, 너를 흔든 장면은 있었는지, 웃음과 울음이 터진 구간은 있었는지. 그저 책과 낭독의 힘을 유쾌하게 알리는 “골짜기” 책인 줄만 알았다가 글자와 인간의 삶이 연결되는 “꼭대기” 책이라는 것을 깨닫고 펑펑 운 나의 마음을 이해하는지.


네 삶으로 스며드는 수많은 이야기 중 책이 함께하기를 바라며.


마르크 로제, 『그레구아르와 책방 할아버지』, 문학동네,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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