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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제인리 Oct 12. 2019

달아나


물에 젖은 솜처럼
눈꺼풀이 내려앉아
고요한 이 시간 가운데
오로지 잠들지 못한 맘
생각해야 해
해결해야 해
알아내야 해
머릿속을 바쁘게 거닐다
참지 못해 꿈으로 달아나
달아 달아 내 달아
달게 내 곁으로 와줄래
달을 좇아 달아나는 밤에

술래 없는 술래잡기

사각거리며 밟혀진 나뭇잎
지저귀는 이름 모를 새

아직 푸르게 빛나는 실록
공기를 뚫고 내게 닿은 빛


달이 내게 닿을 거리를
나는 기다리다가

못내 기대하다가
참지 못해 너에게 달려가
달아 달아 내 달아
갈게 그대로 머물러줄래
달을 향해 다가가는 밤에

숨은 이 없는 숨바꼭질


맑게 개인 나른한 빛에

티끌 없이 다시 시작될

달과 나의 하루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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