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곡

by 오제인리


여긴 막다른 절벽
잊지 않고 찾아오는
날카로운 끝에서
이건 몇 번째 끝인가
이번엔 끝이려나
언제쯤 끝날까
끝은 과연 있을까
덜컥 내닫은 순간

낙하하는 폭포수처럼
어지러이 떨어지다
낯설게 파득거려선
가벼이 비행한다
끝이라 믿은 순간에
하늘 끝으로 날아올라
낯선 감각을 세워
감긴 눈을 떠본다

나는 날아올라
낮고 높게 날아올라
꽃잎 되고 눈꽃 되어
투명한 공기를 가른다

선이라 믿었던 것은 점의 연속이었고
직선이라 여겼던 것은 곡선이었음을

끝에 닿은 마음은 새 날갯짓이었고
떨어지던 용기는 위를 향하게 했음을

나는 날아올라
낮고 높게 날아올라
점이 되고 선이 되어
이 하늘 춤이 된다

눈부신 춤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