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가 걷는 길을 따라 걸었다
어제인지 오늘인지 모를 곳을
하염없이 따라 길을 내었다
뜨겁게 내리쬔 하늘의 태양이
내게 부러 길을 잃으라 하기에
마음 내쳐진 곳으로 그냥 걸었다
따갑게 불어 든 언덕의 바람이
내게 부러 눈을 감으라 하기에
감긴 눈으로 어디든 그저 걸었다
폭삭폭삭 가라앉는 땅이
바짝바짝 타오르는 목이
사락사락 흩어지는 빛이
흐물흐물 내려앉는 땀이
무섭게 어둔 밤에 쫓겨도
무정하게 내 걸음을 좇아
뉘일 곳 없는 낙타 하나 데리고
오늘일지 내일일지 모를 길을
별이 걷는 길을 따라 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