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멀리서 달려오는 파도
내 키를 훌쩍 넘는 그 파도를
멍하니 쳐다보며 빌었다
제발 나를 삼켜달라고
이만 나를 쓸어 가라고
바람에 쫓겨 달려오는 파도가
성난 새처럼 날아드는 파도가
내 앞에만 오면 멈추어 서서
구슬피 울며 스러지고 만다
눈물 자욱만 낸 채 사라져 버린다
파도가 우는 소리가 서글퍼서
나는 아이처럼 같이 울었다
바위에 부딪혀 하늘로 흩어지고
모래에 맞닿아 땅으로 스며드는
파도 울음소리만 들으면서
길 잃은 아이처럼 함께 울었다
듣는 사람 하나 없는 바다라서
부를 사람 하나 없는 나라서
파도야 파도야 하며 울었다
들을 사람 하나 없는 맘이라서
불리워질 이유 없이 서러워서
파도야 파도야 하며 울었다
내 마음은 이제 좀 쓸어 가라고
파도야 파도야 부르며 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