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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정화 Freshorange Aug 11. 2023

브런치 작가 전과 후

브런치 작가가 되고 나니

 우연히 인스타 그램에서 <브런치 작가 되기>라는 스윗드림님의 강좌를 보고 바로 등록을 하고 코칭을 받고 수정하면서 도전을 하다보니 '브런치 작가'라는 행운을 얻게 되었다. 사실 단번에 될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5년전쯤 거의 메모수준의 글 몇편으로 브런치 작가에 도전했다 떨어진 적이 있어서 이번에ㅇ도 몇번은 시도해야 될거라고 생각하고 마음을 느긋하게 먹고 있었다. 여행크리에이터이자 브런치 작가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스윗드림 작가의 코칭 덕분이지만 단번에 브런치 작가가 되고 누군가가 내가 쓴 글을 읽는다고 생각하니 구름위를 걷는 듯이 둥둥 들뜬 기분을 만끽할 수 있었다. 

 그런데 딱 거기까지 였다. 누군가가 내 글을 읽는다고 생각하니 더 잘 써야 될 것 같다는 의무감이 생겼고 전처럼 대충 쓰면 안될 것 같았다. 얼마전에 퇴직했지만 오랜 기간 영어 교사로 근무하 덕분에 영어를 할 줄 아는 외국인을 만나도 별로 두렵지 않고 영어가 통하는 나라에 가면 최소한 먹고 자는데 별 불편함은 없다. 때로는 영어를 조금이라도 할 줄아니 약간의 이익을 얻을 때도 있다. 그런데 누군가 '내가 영어교사'인 것을 아는 사람이 옆에 있으면 그때부터는 입이 딱 다물어진다. 내가 이래뵈도 영어교사인데 틀린 표현을 쓰면 안되지 하는 걱정이 앞서고 될 수 있으면 올바른 표현을 써야지 하는 순간 이미 말 할 타이밍은 지나가버리고 만다. 

브런치 작가가 되고 나니 그 것과 똑같은 현상이 일어난다. 이왕 쓰는 것, 잘 써야 될 것 같고 '무슨 브런치 작가의 글 수준이 이래?' 하는 말을 들으면 안될 것 같다. 그래서 브런치 작가가 되기 전에는 일단 짧은 글이라도 쓰고 메모도 하고 내가 쓴 글을 읽으면서 뿌듯하고 아마추어가 이정도 쓰는게 어디야 하는 자만심도 있었다. 

 작가가 되고 누군가 내 글을 읽을 수 있다고 생각하니 더 잘 써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브런치 스토리에 있는 다른 작가들의 글도 열심히 읽고 유튜브에 있는 김영하, 강원국, 이슬아 작가 등의 '글쓰기 비법'등을 시간이 나는 대로 들었다. 그게 경험치가 되어 글이 더 잘 써질거라고 생각이 되었다. 그러나 웬걸, 다른 작가들의 글을 읽으면 읽을수록, 글은 어떻게 써야 한다는 작가들의 강의를 들으면 들을 수록 나의 글쓰기가 거기에 못미칠 것 같아서 더 안써진다. 한동안 노트북을 키고 글을 쓰려며 커서가 깜빡 거리는 것만 바라보고 다시 덮었다. 무슨 커서 멍도 아니고, 대단한 글을 쓸 것도 아니면서 이렇게 부담을 갖기는 처음이다. 

 이래선 안되겠다 싶어서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려한다. 그동안 들은 온갖 글쓰기 비법일랑 다 무시하고 강원국 작가님이 말씀하신 '메모하기'에만 집중하려한다. 그때 그때 생각나는 대로 메모하고 기록하고 그것들을 잘 엮어서 한편의 글을 완성할 수 있다는 것이 내가 제일 잘 실천할 수 있는 비법이지 싶다. 

 인간관계를 맺을 때 모든 사람과 잘 지내려고 할 필요는 없다는 조언들을 많이 한다. 내가 쓴 글을 모든 사람이 좋아하면 좋겠지만 그건 불가능하다. 누군가 한명이라도 내 글로 위로를 받고, 아니면 이정도면 나도 쓰겠다는 용기라도 얻는다면 그걸로 만족하고 다시 용기를 내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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