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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켈리오 Apr 18. 2023

바닐라 라떼를 찾기 위한 여정

저혈당 극복 그거 아니라고요

당신에겐 있는가.

어떤 구렁텅이 속에서도 한 큐에 나를 

나뭇잎 사이 볕뉘로 데려다 줄 그런 것 말이다.



나의 가장 오랜 친구이자 베프인 그녀는

아이스 바닐라 라떼를 사랑한다.



정말 지옥 같은 하루를 보냈어도 

"아이스 바닐라 라떼 한 잔이요"라는 주문과 함께

행복해질 준비를 한다.



갓 나온 아이스 바닐라 라떼를 한 모금 쭉 빨면

막 퍼지기 시작한 바닐라 시럽과 카페인이 

한대 섞여 몸 안으로 들어온다.

그리곤 곧 이렇게 말한다.



"아 행복해"



그럴 때마다 난 그 친구가 너무 부러웠다.

사무치게 부럽다는 말을

이럴 때 써도 될까. 

그 정도로 그 강렬하지만 짧은 행복이

부러웠던 순간이 많았다.



한 순간에 느끼는 찰나의 행복. 

어쩌면 저혈당의 일시적 극복에

지나지 않은 저 짧은 순간조차

나에게는 없었기 때문이다.



한 순간에 한 큐에 행복해지고 싶다.

부럽다 저 짧고도 강한 행복이.....

여느 때와 같았지만

유독 그날은 집에 돌아와 혼자 펑펑 울었다



왜 난 행복하지 못할까

왜 난 사소하고 짧은 행복조차 느끼지 못할까

왜 난.. 도대체


뭐가 문제일까?



그날 이후 나의 '바닐라 라떼' 찾기 

여정은 시작됐다

한 큐에 짧고 강하게 행복해지는 방법을 찾아

촘촘하게 하루, 그리고 내 인생을 채워나가면

나도 짧지만 자주, 그리고 

대체적으로 행복한 삶을 살고 있는 게 아닐까


오랜 시간 원인 모를 병명. 

그저 소화기관 문제로만 알고 여러 병원을

전전했던 지난날의 어린 나를 생각하니

이제는 정말 약도 선생님도 없이

홀로 서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

그게 또 진짜 어른이라는 것도.


동네 카페에만 가도 찾을 수 있는

바닐라 라떼같은 나만의 행복 주문 약을

찾아보려 한다.

사실 나도 당신도 알고 있다

대단한 보물을 찾아 나서는 여정이 

아니라는 것을.


그래도... 그 여정을 정리하다 보면 

내가 놓쳤던 행복, 

쓸데없이 붙잡고 있던 슬픔이 

조금이나마 잘 보이지 않을까.


저,, 저 친구가 주문한 아이스 바닐라 라떼 한 잔 더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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