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찾아가는 여정 10

인정

by 오싸엄마




첫째의 생일이라 온 가족 나들이를 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차 안이다.


"여보, 나는 아직도 가까운 애들 어린이집 갈 때도 조금 긴장이 되더라?"

"아직도? 그래, 그럴 수 있지."


"그리고 속도가 빠르면 막 두근거려, 어렸을 때부터 그러더라고.

특히 고속도로는 속도를 내야 하는 길이잖아. 그래서 더 긴장돼"

"지금 속도는 어떤 거 같아?"


"음... 100?"

"아니 80이야. 고속도로는 선 길이가 길어서 빨리 달려도 그렇게 느껴지지 않을 텐데."


나는 운전대를 잡은 지 1년이 넘었지만, 초반에 사고를 난 후부터는 운전대만 잡으면 긴장을 한다.

그래서 꼭 필요한 순간이 아니면 운전을 잘하지 않는다.

그래서 아직 장거리 운전은 해보지도 못했다.


남편이 운전하고 내가 조수석에 앉아 갈 때면 종종 운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속도에 관한 이야기를 나눌 때, 고속도로에서 차가 빠른 것을 느낀다는 나를 남편은 이해하지 못했다.

그리고 고속도로를 벗어 나, 일반 도로에 진입하니 남편이 물었다.


"지금은 속도가 어떤 거 같아?"

"음... 아까보다 느린 것 같은데?"


"아까랑 비슷한 속도야.

일반도로는 선이 짧아서 더 빠르게 느껴져. 그런데 당신은 왜 반대로 느끼지?"


남편은 이해할 수 없다며, 도로에 그려진 선이 속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사례를 이야기해 주었다.

유심히 들은 나는 이렇게 말했다.


"음.. 그렇구나.

내가 이상한가 봐. 신경체계가 뭐가 다른가?"


그런데 나의 대답에 남편이 웃으며 말했다.


"오~ 이번엔 인정이 빠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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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과 나는 차 안에서 대화를 나누다 많이 다툰다.

당연하지만 원인은 결국 생각 차이이다.

중요하지 않은 사소한 이야기에서 시작해서 끝은

"넌 항상 그런 식이야."이다.


남편은 내가 인정하려 하지 않는다고 이야기한다.

본인의 기준에는 나의 생각이 틀렸는데, 틀리다고 이야기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러면 나는 반박한다.

나의 기준에는 맞는 생각이니 그렇다고, 그래서 인정하지 않는다고 말이다.


남편의 입장에서 나는 매번 내가 맞고, 네가 잘못되었다고 이야기한다고 한다.

자신을 부정하는 나의 말에서 자신은 화가 난다고 했다.


물론 무조건 "내가 맞아!"라고 하지 않는다.

"그래, 이건 내가 잘못했어. 그런데..."

인정을 해도 항상 끝에 꼬리가 붙는다. 남편은 이런 점도 불만이다.

그래서, 나는 뒤에 붙는 꼬리는 나의 변명 또는 변호다. 그 정도는 이야기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한다.


내 입장에서는 남편도 그러하다.

항상 본인이 맞다고 한다.

우리는 서로 그러하면서 서로 틀렸다고 한다.



이날 인정이 빠르다고 남편이 느낀 것은 나의 반박이 없어서인 것 같다.

내가 굳이 반박할 필요도 없고, 그렇게 중요한 사항도 아니라고 생각했다.

정말 속도에 대해 그렇게 느끼는 것이 내가 이상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꼬리가 붙지 않았을 뿐인데, 우리의 차 안 분위기는 한결 부드러워졌다.


일부러 그렇게 하려 하지 않았는데도, 의식하지 않았는데도 자연스럽게 흘러갔다.

내가 변한 것인가? 아니면 이제 둘의 마음이 맞아가고 있는 것일까?


중요한 것은 남편을 인정해 주는 나의 태도인 것이다.

그리고 남편의 미소, 그거면 되었다.


"네가 틀렸어!"라는 말보다.

"그래, 네가 맞는 것 같아."라는 말을

일단 우리 가족에게부터 많이 하는 사람이 되어야겠다.


가족의 평화를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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