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업주부의 역할
이제 곧 결혼 7년 차가 되어간다.
그리고 전업주부 경력도 7년 차가 되어간다.
주부일이 전업이고 부업으로 도서관 일을 간간히 하고 있다.
예전에 어딘가에서 집안일을 급여로 환산했던 것을 보았다.
금액이 적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래서 나는 전업주부의 역할에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지금 나의 하루 일과를 말해본다면
아침 6~7시 사이에 잠에서 깨서 일기와 글쓰기를 한다.
그리고 아침밥을 준비한다.
시리얼, 과일, 누룽지, 죽, 주먹밥 등등이 아침밥이 된다.
아이들이 일어나면 아침밥을 먹이면서 등원준비를 한다.
가방을 꾸리고, 아이들 옷을 준비하고 나도 나갈 준비를 한다.
아이들이 아침밥을 다 먹으면, 아이들도 마저 준비를 하고 집을 나선다.
첫째는 버스를 태워 보내고, 둘째는 걸어서 등원하고 올 때는 살짝 뛰기도 한다.
집에 와서 환기를 시작으로 집안일을 한다.
정리, 청소기 돌리기, 빨래 돌리기, 건조기 돌리기 등등
기본적인 것을 하고 나면 오전 10시가 된다.
10~11시의 일과는 그때그때 다르다.
처리해야 할 업무가 있으면 하기도 하고, 추가적으로 해야 할 집안일이 있으면 하기도 한다.
그리고 11시부터 점심밥과 저녁밥을 미리 준비한다.
점심밥은 혼자 먹을 때는 차릴 것이 없지만, 친정아버지와 함께 살기 때문에 대충 할 수가 없다.
저녁밥은 점심에 미리 준비를 해놔야 저녁에 시간에 쫓기며 하지 않을 수 있다.
밥 먹고 설거지까지 끝내면 오후 1시가 된다.
이쯤 되면 사실 쉼이 필요하다.
오전 6시에 일어나서 오후 1시까지 쉬지 않고 쭉 일한셈이다.
하지만, 다 돌아간 세탁기와 건조기가 어서 꺼내 달라고 삐삐 거린다.
나의 빨래 루틴은 드라마를 보면서 하는 것이다.
듣고, 보면서 널고, 개면은 자칫 힘들 그 시간이 무난히 흘러간다.
그러고 나면 둘째를 데리러 가기까지 약 1시간이 남는다.
이때 휴식을 취한다.
왜냐하면 곧 2차전을 치를 예정이기 때문이다.
1차전이 집안일의 연속이었다면,
둘째를 데리러 가면서 시작되는 2차전은 육아의 시간이다.
둘째를 걸어서 데려오면서 밖에서 약간의 시간을 보낸 후, 첫째의 버스를 마중 간다.
첫째가 학원을 가지 않으면 바로 집으로 간다.
날이 좋을 때는 놀이터에서 잠시 놀기도 한다.
집에서 아이들이 놀고 있는 시간에 저녁밥 준비를 한다.
할아버지는 자꾸 간식을 주고 싶어 해서 중간중간 말리는 일도 한다.
아이들과 할아버지 저녁밥을 먼저 차려주고, 남편이 퇴근하고 오면 나랑 밥을 먹는다.
저녁상을 치우고 주방을 정리하고 나면 저녁 8시가 된다.
아이들 재울 준비를 하면서, 어질러 놓은 장난감을 함께 정리한다.
그리고 잠깐의 휴식 후, 아이들을 재우러 방에 들어간다.
피곤한 날은 아이들과 함께 잠에 들지만 결국 중간에 깨고 만다.
아이들이 잠들고 난 꿀 같은 저녁시간을 포기할 수 없으니까~
3차전은 나만의 시간이다.
책을 읽기도 하고, 급한 일을 처리하기도 하고, 남편과 TV를 보기도 한다.
그러다 보면 시간은 금방 12시가 되고, 그 재야 잠을 청한다.
집안일을 하다 보면 게을러지려면 한 없이 게을러질 수 있고
부지런하려면 한 없이 부지런할 수 있다.
즉, 일은 많으나 하는 사람에 따라 다르다는 이야기다.
나는 게으름과 부지런 그 중간 어디쯤 인 것 같다.
결혼 후 7년의 생활 동안 남편과 크게 싸운 일들은 모두 집안일이 원인이었다.
육아와 함께하는 집안일에 나는 쉴틈이 없다고 생각하는데,
남편은 힘들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 것에 서운했다.
남편도 직접 겪어보지 않으니 매번 힘들다고 이야기하는 나를 이해하지 못했다.
그래서 남편이 일을 쉴 때 또 한 번 크게 다툼을 하고 난 뒤
남편이 집안일의 일부를 맡아서 하기로 했다.
내 생각에는 남편이 맡은 일은 집안일의 극히 일부이지만,
남편은 이렇게 금방 하지 않느냐며 으름장을 내기도 했다.
처음에는 그 모습이 조금 아니꼽기도 했지만,
'이거라도 도와주는 것이 어디냐~'
이렇게 생각하기로 했다.
때로는 게을러지고 싶다.
하지만, 쌓이는 빨래에 눈에 보이는 아이들 장난감에
내가 아니라 가족들이 불편해하기에 마냥 게을러질 수가 없다.
전업주부의 역할이란 그런 것이다.
나를 위한 것이 아니라 가족을 위해 일하는 것이다.
그것을 알아주면 참~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