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딸의 예민함에 대해
우리 집은 일과가 매우 일정한 편이다.
일단 식사 시간이 오전 7시 / 오후 12시 / 오후 6시 고정이 되어있다.
아이들이 더 크면 변동이 있을지 몰라도 현재는 빠르게 먹는 편이다.
저녁잠은 아이들의 컨디션에 따라 약간의 변동이 있기는 하지만, 저녁 8시~9시 사이에 자러 들어간다.
그러면 아이들은 방에서 놀다가 잠이 드는데,
첫째는 그날 피곤도에 따라 어느 날은 들어가자마자 잠이 들고
어느 날은 둘째와 놀다가 10시 넘어서 잠이 든다.
첫째는 어렸을 적부터 잠드는 시간을 고정하려고 더 빨리도 들어가 보고, 더 늦게도 재워보았는데
6살이 되니까 알아서 일찍도, 늦게도 자니 다 소용이 없었다.
(수면교육 다 필요 없어!)
둘째는 모유수유의 경험이 너무 큰지 밤잠에 떨어지기가 쉽지 않았는데,
그래도 최근 든든한 언니와 함께니 희망이 보인다.
참고로 첫째 때부터 분리수면을 해서, 4살 때쯤엔 방분리도 했다.
잠들 때까지는 함께 있고, 잠이 들면 방에서 나올 수 있었다.
그래서 둘째가 태어나서도 셋이서 아이들 방에서 잤다.
미리 익숙해지라는 나름의 큰 뜻이었다.
. . . . .
다행히 조만간 잠들기 전에 엄마가 없어도 되는 날이 올 것 같은 이 시점에
잘 놀다 잠드는 두 자매에게 문제가 한 가지 있다.
사이가 좋을 때는 같이 누워 있으려고 좁은 곳에 누워있다가도
또 어떤 날에는 근처에만 있어도 저리 가라며 밀치는 것이다.
어떤 시점에 그러는지 아직 찾지는 못했다.
졸릴 때만 그러는지~ 그냥 기분 따라 그러는지...
. . . . .
첫째는 자신이 졸릴 때면 둘째의 말소리에도 예민하다.
(안 그런 날에는 본인의 목소리가 제일 크다...)
얼른 자버리면 될 것을
시끄럽다, 잠을 못 자겠다 하며 동생을 나무란다.
둘째는 잠들려면 뒹굴뒹굴해야 하는데 그러다 첫째 쪽으로 넘어가면 그렇게 짜증을 낸다.
아이들이 잠들기 전에는 온화한 엄마이고 싶은데 참... 마음처럼 안 된다.
그런데 정도는 둘째가 더 심하다.
일단 언니를 보고 배운 것이 크다.
습득력이 좋은 아이라 뭐든 보고 그대로 따라 한다.
(다행히 나쁜 짓은 안 따라 한다. 똑똑한 건지, 여우 같은 건지...?)
그리고 거기서 한 술 더 뜬다.
주말이었다.
아직 낮잠을 자야 하는 나이이지만 주말에는 놀기 바쁘다.
졸리면 조용히 혼자 방에 들어가 잔다.
그래서 일부러 재우지는 않는다.
늦은 낮잠을 잔 둘째가 9시가 되어도 팔팔했던 날이었다.
혼자 소파에서 뛰며 놀았던 첫째는 피곤했는지 방에 들어가자마자 금방 잠이 들었다.
나도 피곤했던지라 재우면서 같이 자려고 했는데,
문제는 흥이 넘치는 둘째였다.
평소면 언니와 함께 흥을 충족해야 했지만, 그날은 그럴 언니가 잠이 들었다.
졸면서 중간중간받아주다가 시계를 보니 2시간이 지났다.
첫째는 온 방을 누비며 잠을 자고 있었고, 이제 잠 좀 자보려는 둘째는 그런 언니가 못마땅했다.
그러다 본인 옆으로 넘어오니 바로 "엄마~~"하며 짜증 내는 울음소리가 들렸다.
언니는 자는 중이라 어쩔 수 없다며, 네가 넓은 곳으로 가라고 하니
구석으로 가서 잠이 들었다.
그 와중에 첫째는 자면서도 구석으로 간 둘째를 쫓아갔더라;;
첫째를 반대편으로 멀찌감치 데려다 놓고 아이들 방을 나왔다.
. . . . .
아이들을 재울 때는 이런 상황에 나도 짜증이 난다.
왜들 그리 유난일까 하는 생각을 했는데, 문득 보니 원인은 나였다.
어느 날 나를 보니 아이들이 잠들 때 "엄마~"하며 애교스럽게 내 옆에 붙을 때가 있다.
사랑의 표현인데 가끔 그것이 부담스러울 때가 있다.
출산을 겪으며 안 그래도 틀어진 몸이 더 틀어졌는지, 잠을 잘 때 몸이 뻐근하다.
그래서 많이 뒤척이는 편인데, 아이들이 붙어 있으면 그것을 마음대로 하지 못하니 그 순간이 너무 곤욕이다.
하지만, 아이들이 이런 엄마의 사정을 아나?
사랑의 표현인 것을 알기에 나도 받아들이려 하지만 나도 모르게 나오는 짜증에 미안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아이들의 예민함이 유난히 아니라 나에게서 온 것 같다는 생각을 요즘 자주 한다.
그런데 내가 다리를 올리고 옆에 붙어도, 싫은 내색 한번 안 하는 남편을 보면
나의 예민함도 있지만, 여자의 예민함인가? 하는 생각도 든다.
나의 예민함에 대해선 조만간 또 글을 쓸 날이 있을 것 같다.
아무튼,
아이들 침대를 구매할 예정인데, 위아래로 나뉜 침대이다.
그러면 저리 가라는 말은 덜 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