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에 올라오는 꽃 사진들이 많아진걸 보니 봄이 오긴 왔나 보다. 나만 그런지 모르겠는데 이번 봄은 아직 잘 체감이 되지 않는다. 달리기가 취미인지라 봄이 오고 따뜻해지면 야외에서 러닝도 하고 싶은데 추위를 많이 타는지라 일교차가 아직 커서 올해 첫 러닝은 개시하지 못했다.
아이들과 같이 시간을 보내는 데에 있어서도 야외 활동은 너무나 큰 도움이 되는데 두 해째 맞이하는 코로나가 점령한 봄에 야외 활동이 여전히 자유롭지 못하고 어김없이 봄이 왔다는 것을 알리기라도 하듯이 미세먼지 수치마저 높아져서 너무나 아쉬운 마음이다.
아이들과 밖에 나가서 활동을 하는 것은 여러모로 긍정적인 면이 있다. 첫째로는 집에만 오래 있게 되면 부모들의 놀이 콘텐츠가 서서히 고갈된다. 책 읽기, 역할놀이, 블록이나 클레이 만들기, 영화나 유튜브 보기, 게임 등으로 추려지는 것 같은데, 물론 레퍼토리를 만들기 위해 노력에 노력을 더하다 보면 무언가를 만들어 낼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방금 말했듯이 생각보다 노력이라는 것을 상당히 요한다. 반면에 일단 밖에 나가면 그 자체가 아이들에게나 부모들에게나 즐길거리가 되어서 조금 더 수월하게 같이 놀 수가 있다. 두 번째로는 새로운 공간에서 새로운 체험을 하는 것 자체가 아이들에게는 좋은 학습이다. 보고 느끼고 경험한 것이 많을수록 아이들의 생각과 관심의 폭이 확장되기 때문에 그다음 활동의 실마리로 삼을 수도 있고 대화의 주제도 많아진다. 그런데 이 코로나와 미세먼지가 또다시 깡패처럼 우리의 봄을 막아서고 있다.
나가서 뛰노는 것이 특권이며 특기인 나이의 아이들이 밖에 나가는 것 자체도 조심을 해야 하다 보니 아이들이 직접적으로 말은 못 해도 그들 나름의 삶의 질이 떨져 있을 것 같다. 아이들과 밖에 나가 돌아다니다 보면 정말 별것도 아닌 것에 즐거워할 줄 안다. 인생을 즐길 줄 아는 달인 같달까. 이미 세상 만물이 익숙한 인생 고인물인 편인 내 입장에서 보자면, 호기심이 넘치는 이 친구 들은 이것저것 구경하고 만져보느라고 즐거워하고 넓디넓은 하늘 아래, 땅 위에서 거칠 것 없이 뛰어다니면서 웃음을 까르르 뿌려대는데, 그걸 보고 있노라면 같이 기분이 좋아지고 부러운 기분마저 든다.
얼마 전에 아이들이 TV를 보다가 나온 동물원 장면을 문득 자기도 동물원을 좋아한다는 얘기를 엄마한테 했다는데, 돌아보니 정말 가족 나들이를 나간 지 꽤 된 것 같다. 셋째가 태어나면 당분간 또 바깥에 나가기가 어려울 수도 있을 것 같은데 그전에 조심해서 바깥나들이를 종종 나가야겠다. 이 깡패 같은 세균 먼지들에게 빼앗긴 들에 봄이 오길 기도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