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곰은 뚱뚱하지 말자! 건강 챙겨!

9주 차 - 요즘 내가 운동을 열심히 하게 된 이유

by 어린아저씨

나는 조금 통통하다. 뚱뚱하다고 말하고 싶진 않다. 요즘 건강하고 싶어서 운동을 하고 있다. "건강"이라는 단어를 나의 운동의 핵심 동기로 삼게 될 줄은 몰랐다. 언젠가 오리란 것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30대 중반에 올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운동이라는 것은 본디 사람의 본능적 식욕이 야금야금 망쳐 놓은 인간 본연의 형상을 아름답게 회복케 하거나, 내 마음에 드는 이성 앞에서 부끄럽지 않기 위해 필요한 단련임을, 즉, 외형을 가다듬는 것이 주된 목적인 줄 알았는데 다른 목적에 눈을 뜨게 되었다.

아이들과 살다 보면 24시간이 모자란 것은 자명한 현실이다. 주말에 이제 조금 쉬어볼까 하고 시계를 보면 저녁 아홉 시. 저번 주말도 딱 그랬다. 분명 저 먼발치에 보이던 월요일이 어느새 얼굴을 마주 보고 숨소리까지 들릴 듯한 거리에 서있는 듯한 느낌이다. 일요일 해가 지고 난 후에라도 뭔가 해보려고 발버둥을 쳐보려고 머리를 좀 굴리는데 에너지를 다 써서 결국 뻗음. 월요일로 자연스럽게 미끄러져 들어간다. 그렇게 반복. 반복. 반복.

이 굴레를 벗어나는 방법이 없을까? 이 생활 패턴은 아이들이 "엄마, 아빠 놀아줘" 시기를 완전히 지나가기 전까지는 피할 수 없을 것이다. 그 시기가 끝날 걸 생각하니 또 상상만으로도 섭섭은 하다. 결국 시간이 흘러 뒤돌아 봤을 때 아이와의 관계를 떠올려봤을 때 그래도 나는 좋은 아빠가 돼보려고 노력은 해봤다고 말할 수 있기 위해서는 지금 이 모습과 이 체력을 갖고 존재하고 있는 아이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수밖에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면 나에게 필요한 기본기는 단연 체력이겠다는 비교적 단순한 결론에 도달했다.

단기적으로 보자면 셋째가 머지않아 우리 식구에 합류할 것이고, 장기적으로는 긴 병에 효자 없다고 부모의 건강이 자식들에게 가장 큰 복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에 어떤 이유에서든지 체력에 투자하는 것은 지금과 미래 모두를 위해 바람직한 일인 것은 분명하다. 건강해지는 것은 또한 무자본으로도 시작이 가능하다. 다만, 운동을 거부해 오던 생활의 관성이라는 것을 벗어나기가 쉽지 않은 게 고민인데, 이 건강과 가족의 삶의 질이라는 것의 연관성이 내 이성에 진지하게 각인되어 버렸는지 나는 요즘 운동을 열심히 다니고 있다. 아직 두 달 남짓이지만 이 정도도 해본 적이 없기에 조금은 감탄 중이다. 그것도 아침시간에.

결혼 후, 아이를 낳은 이후에도 외모를 조금 더 가다듬기 위해 다이어트를 시도해 본 적이 있었다. 그런데 정말 외모란 것이 사랑하는 이성과 결실을 맺기 위한 수단일 뿐이라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이, 결혼 전만큼 다이어트에 대한 열정이 뜨겁게 불타오르지 않는다. 연애시절만큼 조금이라도 더 미남이고 싶은 갈증이 오래 지속되지 않는다. 그런데 건강을 생각하면서 운동을 꾸준히 하고 있는 내 모습을 보면 드디어 진정 아저씨가 됨을 느낀다. 내 몸 하나만이라도 잘 챙겨서 아내나 아이들에게 짐이 되는 날은 절대 오지 않게 하고 싶은 심정이다. 그리고 조금만 더 잘 생겨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