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딸은 할머니가 쓰던 스마트폰을 물려받아서 쓰고 있다. 스마트폰 중독이 워낙 심각한 문제가 될 수도 있고 무분별한 콘텐츠 노출이 걱정되어서도 쉽게 결정을 내리기는 어려웠었다. 스마트폰을 아예 안 주는 것보다는 조절 능력이 더 중요할 것 같다는 생각과 초등학교를 가다 보니 이제 집 밖 생활도 이전에 비해 길어져서 연락수단이 있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에 결국 허락했다. 부모가 되니 아이가 요구하는 것 하나하나가 다 고민거리다. 아이가 쓰는 걸 보면 지금은 스마트폰은 오락기의 역할이 제일 큰 것 같다
아이들에게 스마트폰을 준 부모님들은 다 알겠지만 아이들이 스마트폰에 앱을 설치할 때 부모가 설치를 승인을 할 수 있도록 설정해 둘 수가 있다. 아이가 어떤 앱 다운로드를 시도하면 등록된 부모의 스마트폰으로 알림이 오고 승인하던지 거부하는 방식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아이도 앱이나 게임을 설치하고 싶으면 먼저 물어보고 설치를 한다.
어제는 딸이 틱톡을 깔아주면 안 되겠냐고 엄마한테 전화를 걸어서 물어봤다. 직감적으로 바로 허락은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고 무조건 안된다고 하기에는 아이에게 설명이 필요할 것 같아서 틱톡을 깔아서 확인해봐야 할 것 같았다. 나는 틱톡을 깔아서 본 적은 없지만 인스타그램도 릴스라는 틱톡과 동일한 기능이 있어서 나도 종종 넋 놓고 보고 있을 때가 많다. 내 모습을 반면교사해보니 틱톡에 대한 직감적 반감이 들었던 것 같다. 솔직히 많이 조심스럽다
심심함을 못 참는 것은 인간의 본능인 듯하다. 특히나 아이들을 보고 있으면 심심하다는 얘기를 정말 많이 한다. 사실 어른도 크게 다르진 않기는 하다. 스마트폰이나 TV를 끼고 사는 걸 보면. 그래서 아이들이 심심한 것을 못 참는 것까지 문제라고는 생각이 들지는 않지만, 그 심심함을 해소하는 방법에는 좋은 방법과 나쁜 방법이 분명 있는 것 같다.
틱톡을 설치하고 영상들을 넘겨봤다. 거의 절반은 예쁜 언니들이 몸매가 드러나는 옷을 입고 골반춤을 추고 있고, 중립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재미 위주의 콘텐츠들도 있기는 했지만, 초등학교 저학년이 이해하기에는 너무 이르거나 이해해서는 안 되는 것들도 꽤 있었다. 우리 딸이 틱톡이라는 것을 알게 된 경로는 분명 친구일 텐데, 사실 그것도 나에게는 조금 놀라웠다. 새로운 시대의 새로운 문화로 받아들여야 할까? 우리 아이가 가치관이 제대로 서있는 어른이라면 훨씬 덜 조심하겠지만, 지금은 이런 내 모습이 꼰대나 꽉 막힌 사람처럼 보인다고 하더라도 쉽게 허용할 수는 없을 것 같다. 고맙게도 딸내미는 아직까지는 엄마, 아빠가 통제하는 콘텐츠에 대해서는 크게 반발이 없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아이가 하는 모든 것이 조심스럽고 고민할 거리이다. 이런 것들을 지혜롭게 판단할 수 있어야겠다. 새로운 시대의 문화는 적절히 받아들여서 아이들과 소통할 줄도 알지만, 아이들에게 유해한 것은 제대로 구분해서 아이들을 보호할 수 있는 부모가 되고 싶다. 분명 쉽지 않을 것이다.